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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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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반도의 남과 북을 이어주는 충청도 지방의 김치 맛은 경기도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료의 배합에 재주를 부리지 않고 순하게 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옥천 등 내륙지방과 바다에 이웃한 서산 지방이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는 있는데 옥천 지방 김치는 파·마늘·고추 등의 양념이 단조롭고 젓갈도 새우젓이나 조기젓만을 쓰며 바닷가 지방인 서산에서는 굴을 곁들여 시원한 맛을 더 하게 한다.
한겨울 추위 속에서 찬 맛으로 짜릿한 식욕을 돋우는 신건지와 배추김치, 귀한 손님에게만 그 성의를 보여주는 옥천 지방의 파김치, 홍성 지방의 호박 김치를 충청도의 대표적 김치로 꼽을 수 있다.
지금은 서울 살이에 많이 동화되었지만 이따금 고향 생각이 나면 어렸을 때 어머니 어깨너머로 익힌 김치 솜씨를 발휘해 본다는 송관호 여사 (고대 노태종 교수 부인)를 찾아『어느 지방 사람의 구미에도 잘 맞을 거라』는 충청도 김치를 알아본다.

<신건지>
보통 동치미와 비슷한 것으로 잘고 연하고 매끈한 재래종 무우와 청각·고추·생강·마·소금을 재료로 한다.
▲만드는 법= ①매끈한 무우를 골라 잔털을 뜯고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무우를 한 켜놓고 고운 소금을 뿌리고 또 한 켜놓고 소금을 뿌리는 것을 되풀이하여 절인 다음 3일간 둔다. ②땅에 묻은 독에 무를 다시 한 켜씩 옮겨 담고 물을 끓여 식혀서 무우가 잠길 정도로 붓는다. ③「가제」주머니를 두 겹으로 만들어 그 안에 마늘·생강·파·고추 등 양념을 담아 무위에 놓는다. ④잎이 붙은 대나무 가지를 꺾어 엇비슷하게 엮어 위에 놓는다 (이렇게 하면 거품이 안 나고 맛도 싱싱해지며 이 대 잎이 노랗게 삭을 때 먹는다). ⑤대나무 가지 위에 깨끗이 닦은 넓은 돌을 얹어 눌러, 놓는다.

<깍두기>
무우에 미나리·파·마늘·생강·고춧가루·새우젓 국물을 버무려 담는다.
▲만드는 법= ①무우는 한 입에 먹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썬다. ②고춧가루를 고루 뿌려 저어서 30분쯤 그대로 두어 무우가 빨갛게 물들도록 한다. ⑧잎과 뿌리를 다듬은 미나리를 깨끗하게 씻어 5㎝길이로 썬다. ④무우에 파·마늘·생강·새우젓 국물·실고추‥소금을 넣어 골고루 잘 버무린다. ⑤항아리에 버무린 무를 담는다. 이때 가위로 넓이 1㎝ 길이 3㎝정도로 오린 마른 오징어와 볶은 깨를 중간 중간에 넣으면 한결 맛이 돋워진다.

<파김치>
밭에 심은 쪽파를 뽑아 깨끗이 다듬고 무도 비늘 모양으로 얄팍하게 썰어 김장을 담고 남은 여러 가지 양념 재료를 모두 섞어 담는다. 이 파김치는 보통 조금씩 담아 두었다가 귀한 손님에게 주로 대접하는 이 지방 인정을 표시하는 김치라고도 할 수 있다.

<호박김치>
홍성 지방의 김치로 이 지방사람들은 흔히 호박 젓이라고 부른다. 여름동안 키워 늙힌 호박을 잘라서 껍질을 잘 벗기고 속의 씨를 깨끗이 골라낸다.
이 호박을 자기 기호에 맞춰 갖가지 모양으로 써는데 보통 길쭉하고 얇게 썬다. 파김치와 마찬가지로 김장하고 남은 재료와 양념·배추 우거지·무우 등을 섞어서 호박과 버무린다.
이때 새우젓을 약간 넣어 항아리에 담고 땅속에 묻었다가 한 겨울이 되어 푹 익으면 꺼내 먹는다. 호박 김치는 고기를 넣어 끓여서 김치찌게로 만들어 먹으면 별미롭기도 하다.

<권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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