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속에 담은 입방체…서승원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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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직 「뉴· 페이스」에 속하는 서승원씨가 첫 개인전을 마련하고 유화 17점과 판화 9점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그는 몇몇 해외 국제전에 출품 혹은 입선된바있고, 국내활동 도「오리진」 「AG」등 첨단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동인에 가담해오지만 역시 그의 이름은 판화 협회의 일원으로서 기억되고 있다. 그의 종래 활동은 판화의 면에서 조금씩 빛을 받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은 건 공중에 떠있는 여러 개의 입체를 평면 속에 담으려는 시도로 집약된다. 그 입방체의 면과 선과 양이 얼마큼 표의화 되었는가는 차치하고, 우선 그런 착상은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이 그림에서는 유형의 일반성 속에서 표의의 양과 질을 읽어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의 백색에 가까운, 또 각 면과, 선의 구분이 아주 미미한 상태에서 시각상의 미묘한「디테일」을 감지하게 하는 것은 비교적 작품제작의 의도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공통된 백색의 공간 속에 간혹 멎어있는 까만 입체의, 한 단면은 자신의 순수한 의도에 비하여 회화적으로 꾸미려는 조작의 느낌이 난다. 다감한 농담의 공간과는 반대로 흑 면은 너무 무표정하게 굳어있기 때문이다.
다만 판화의 세계가 그대로 유화 속의 그것과 상통되고 융합돼있음은 매우 흥미 있고 또 그에게 더 기대하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하고 있다. 26일∼11월 1일 신문회관 화랑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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