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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색깔 있는 마을 ⑥] 티몬에 올리고, 기차여행 묶어 체험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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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11일 충남 논산 포전마을을 찾은 대전 미소유치원생들이 허수아비를 보며 웃고 있다. 이날 포전마을에서는 어린이 100여 명이 고구마 캐기 등을 했다. [논산=프리랜서 김성태]

한때 티켓 몬스터 같은 소셜 커머스를 통해 티켓 판매. 원하면 승마와 수상 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 곳….

 종합 레저 시설 얘기가 아니다. 주민 120여 명 가운데 3분의 2가 60대 이상인 어느 농촌마을이 이렇다.

 충남 논산시 성동면 우곤2리 포전체험휴양마을. 너른 들에서 벼·고구마·딸기 농사를 짓던 이곳의 변화는 2008년 시작됐다. 거듭나기를 이끈 이는 김승권(55) 체험휴양마을 위원장. 그는 서울에서 15년간 은행원으로 일하다 1999년 귀향했다. 자신은 2만6400㎡의 널찍한 논에서 농사를 지어 별 걱정 없었지만, 쇠락해가는 고향의 모습이 마음에 밟혔다고 했다. 가끔씩 ‘젊은이’들이 모여 마을 걱정을 했으나 별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코레일과 손잡고 ‘딸기 따기’ 알려

 그러던 2008년. 멀지 않은 충남 보령에서 당시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어촌살리기 설명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체험마을’ 부분이 귀에 꽂혔다. 마을로 돌아온 김 위원장은 특산물인 딸기와 고구마를 활용해 체험사업을 해보자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처음 반응은 차가웠다. “농샛일(농사일) 잘 모르니께 엉뚱헌 일을 꾸미는구먼” 하는 타박이 돌아왔다. 노력 끝에 딸기 농가 3곳이 참여했다. 딸기 수확, 잼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을 꾸몄다.

 참여 농가들은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한 2009년 한 해 500만원 추가 소득을 올렸다. 이들이 ‘시범 케이스’가 됐다. “거(그거), 되는가비여(되는가보네).” 체험 농장을 꾸리겠다는 주민이 하나 둘 늘었다.

 마을을 보다 널리 알리는 게 필요한 단계가 됐다. 궁리 끝에 김 위원장은 코레일을 찾아가서는 마을 체험을 연계한 기차여행을 만들었다. 강경역에서 내려 자전거를 타고 경치 좋은 금강을 따라 달려서는 마을에 닿을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사업이 탄력을 받자 주민들 협력을 얻기가 한결 쉬워졌다. 2011년에는 2억원을 들여 딸기잼 만들기와 떡메치기 등을 할 수 있는 2층짜리 체험관을 만들었다. 돈은 주민들이 모은 4000만원에, 농식품부 등 정부 지원금을 합쳐 마련했다. 지난해 봄 ‘딸기 축제’를 열 때는 또 다른 시도를 했다. 소셜 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그루폰을 통해 체험상품권을 판매한 것. 이때 마을사람들은 이렇게 변해 있었다고 한다. “그건 또 뭐여. 하이튼 존(좋은)거 것지. 혀(해) 봐.”

옆마을과 함께 수상레포츠 상품도

 축제엔 3000여 명이 왔다. 당시 포전마을을 찾았던 대전 미소유치원은 지난 11일 다시 와 고구마 캐기를 했다. 유치원 신복례(57) 원장은 “지난봄에 왔을 때 아이들이 워낙 좋아해 또 찾게 됐다”고 말했다.

 포전마을은 소셜 커머스를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코레일과 기차여행 프로그램을 만든 데서 힌트를 얻어 이웃 마을과 ‘윈-윈’하는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승마나 수상 레포츠 프로그램을 가진 마을과의 연계였다. 서로서로 찾아온 손님에게 다른 마을을 소개·안내해주는 식이었다.

 2010년 1000여 명이었던 마을 관광객은 지난해 6000여 명이 됐다. 김승권 위원장은 “이웃 마을과의 연계 마케팅이 효과를 내고 있어 올해는 방문객이 1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신진호 기자

포전마을
▶위치 : 충남 논산시 성동면 우곤 2리
▶주민 : 60가구 120명
▶주 수입원 : 딸기·고구마, 체험 관광
▶주요 체험 프로그램 : 딸기·고구마 수확, 금
강 자전거 타기
▶방문객(2012년) : 6000명
▶체험 프로그램 수입(2012년) : 1억원
▶자료 : 포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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