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도전 박인비 "기회 놓치고 싶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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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박인비(25·KB금융)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인근의 몽블랑 산을 찾았다. 부모님과 동생이 함께 산에 올랐다. 박인비는 알프스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여자골프 ‘그랜드 슬램’에 대한 중압감을 덜었다고 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또다시 도전에 나선다. 12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6428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에서다. 이 대회는 지난해 박인비가 우승했던 바로 그 대회다. 개막을 이틀 앞둔 10일 박인비는 그랜드 슬램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에비앙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코스도 익숙하고, 사람들도 무척 친절하잖아요. 더구나 지난해 우승한 장소라서 그런지 홈코스에 선 듯한 기분이 들어요. 한마디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할까요.”

 박인비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중압감을 아예 떨칠 수는 없지만 평소처럼 플레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에비앙 마스터스로 불렸던 이 대회는 올해부터 메이저로 승격됐다. 주최 측은 코스를 완전히 뜯어고친 뒤 대회 명칭도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바꿨다. 박인비가 올해도 우승하게 되면 2연패와 함께 4개 메이저 대회를 휩쓰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달 브리티시 여자 오픈 때는 압박감이 무척 심했어요. 사람들이 ‘그랜드 슬램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하니까 중압감도 들고, 샷도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엔 달라요. 코스도 익숙하고, 중압감도 훨씬 덜해요.”

 박인비는 지난 2일 끝난 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을 건너뛰고 이번 대회 준비에 전념해왔다. 세이프웨이 클래식을 앞두고 장염 증세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컨디션도 살아나고 샷 감각도 좋다고 했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지만 그랜드 슬램을 위해 너무 아등바등하다 보면 일을 그르친다는 사실을 브리티시 대회 때 깨달았어요. 두 번째 맞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올해 대회를 앞두고 주최 측은 코스 전장을 6344야드에서 6428야드로 늘렸다. 게다가 기준타수가 파 72에서 파 71로 줄어들어 체감 코스 난이도는 높아졌다. 이번 대회는 J골프가 12~13일 1, 2라운드는 오후 6시30분, 14일 3라운드는 오후 7시30분, 15일 최종 4라운드는 오후 7시부터 생중계한다.

에비앙=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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