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으로 우호의 열매 맺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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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라틴·아메리카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인 피델·산체스·에르난데스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한국방문이 28일로 다가왔다.
이번 방한 길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21일 한발 먼저 우리 나라에 온 엘살바도르 공보실장 왈도·차베스·벨라스코씨로부터 산체스 대통령의 방한에 관련하여 엘살바도르 얘기를 들어본다.
-산체스 대통령의 방한의 계기는….
무엇보다도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이 중요한 계기였다. 게다가 늘 동경해온 한국민과 접촉하고 양국간의 우의를 돈독히 함은 물론 통상 및 경제협력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산체스 대통령이 첫 아시아 방문에 한국을 택한 것은 의미가 깊은데….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이번 방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산체스 대통령 자신도 과거 유엔 한국위원회 엘살바도르 대표로서 한국에서 일한바 있기 때문에 깊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특히 우리 국민들은 한국과 심리적인 경제관계를 맺기를 원하고 있다.
-양국간의 경제관계 수립을 위해 이번 방한에 어떠한 구체적 계획이 있는가.
여러 가지 계획이 있으나 정부의 공식발표 전에 얘기하기는 어렵다. 엘살바도르의 교육 TV제도는 중등교육을 TV로 실시할 만큼 발달되어 있는데 한국이 필요하다면 이 분야에서 장학금이나 연구비를 제공, 기술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국가 정책의 하나로 바다를 개척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어업기술면의 협력을 구할 계획도하고 있다.
-양국간의 교역은 극히 미미한데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교역이 증대될 것인가.
69년 한해에 수입 5천달러, 수출 8천달러로 실적은 미미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산체스 대통령 방한 때 양국무역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71년부터 대폭 팽창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엘살바도르는 한국상품에 대해서는 중미공동시장이나 라틴·아메리카 시장진출의 관문역할을 해줄 것이다.
엘살바도르가 라틴·아메리카 안에서 중진국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기까지 어떤 정책을 썼는가.
경제발전의 가장 큰 요소는 정치적 안정에 있다. 완전한 자유선거에 의한 민주체제로 정치 안정을 이룩한 뒤부터는 국내 및 국외투자가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해왔고 화폐가치도 30년 이상 환율 변동 없이 안정되어 있다. 그밖에 높은 인구밀도에서 생기는 충분한 노동력을 활용키 위해 기술분야의 교육을 범하게 실시했으며 기업 활동의 완전한 자유를 보장한 것도 효과를 내었다.
-엘살바도르의 메스컴 현황과 정부와의 관계는 어떤지.
일간신문 4, 텔리비젼 2, 라디오 방송국이 23개 있다. 모두가 민간운영이며 협회를 통해 자율규제하고 있을 뿐 정부에서 사전검열이나 논조에 간여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온두라스와 축구전쟁을 일으켜 세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 전쟁은 축구 때문이 아니고 온두라스에 거주하는 30만의 엘살바도르인 가운데 10만이 축출되고 나머지 국민의 재산을 몰수하는 등 비인도적 처사를 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축구는 엘살바도르의 국기라고 할 수 있다. 매일요일 축구시합이 있을 때는 경기 10시간 전에 5만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이 만원이 될 정도다.
-차베스 공보실장도 한국은 처음일텐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한국은 오기 전부터 동경해 마지않던 나라여서 여느 외국과는 느낌이 다르다. 지형이라든가 지금의 기후나 한국민의 친절 등이 엘살바도르와 비슷해서 외국에 온 것 같지 않고 국내에서 이사라도 한 기분이다 (방한 준비에 꽤 분주한 차베스씨는 마침 본국에서 걸려온 국제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윤용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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