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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좁아진 취직의 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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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마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막이 오르는 대학 졸업생과 졸업 예정자에 대한 취업전선이 올해에는 유력한 회사들의 채용계획 포기와 인원 감소 등으로 예년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21일 본사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50명 이상의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하던 한국전력이 전원개발계획의 축소로 올해에는 모집을 않기로 했으며 한진·충비·호비·한국화약·쌍용양회·동양정밀·대한중석 등 10명에서 1백명(한국화재)까지 모집하던 대업체들도 올해에는 사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
작년에 23명을 뽑은 삼양사와 10명 이상을 뽑은 동양맥주는 공개시험을 거치지 않고 4, 5명만을 추천으로 뽑기로 했다.
이밖에 신진·현대·유공 등 1백명 이상을 뽑던 큰 회사가 아직까지 모집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나 모집하더라도 규모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보이고 있으며 작년에 1백32명을 뽑은 낙희계는 올해에는 작년의 3분의1정도인 49명만을 뽑았다.
해마다 가장 많은 인원을 뽑던 13개 금융기관은 10월18일 일제히 시험을 실시, 작년의 6백61명에서 50∼70명이 줄어든 6백명 내외를 뽑을 예정이다.
66년이래 해마다 3백∼4백명씩 늘어나 작년에는 2천4백명의 학사 등을 공개 채용한 유력업체들이 채용계획을 포기 내지 축소함에 따라 예년 같으면 9월말에 절반 가량의 졸업예정자가 직장을 얻게됐던 일부 대학도 올해에는 4분의 1 정도밖에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고 학생처 당국자들이 말하고 있다.
더우기 순수 문학계나 예능계 학과 졸업예정자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뽑아주는 회사가 거의 없어 이력서만 써놓고 신문광고나 보고있는 실정이다.
채용계획을 공표한 30개 유력회사의 경우 모집대상이 인문계·상경계·이공계학과 졸업생으로 되어있으나 인문계의 경우는 법과 또는 정치과 졸업생을, 이공계의 경우는 화공·기계 등 학과 졸업생만을 요구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66년의 1천명 선에서 69년의 2천명 이상 선으로까지 늘어났던 학사들에 대한 채용계획이 올해에 급격히 감소된데 대해 회사인사 관계자들은 정부의 긴축정책이 업계에 미친 영향을 으뜸으로 들고 있다. 다음으로는 최근 2, 3년간 성장정책을 써오던 대기업체들이 현 시점에서는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인사정원관리제에 따라 소수정예주의 또는 소수고임금제도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들고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있어 해마다 4만여명이 배출되는 학사군으로서는 더욱 어두운 전망이 예상되고 있다. 본사가 조사한 유력 회사들의 신입사원 모집계획은 별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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