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25일 0시부터 軍 통수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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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통수권이 25일부터 노무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취임식은 이날 오전 11시지만 국가 안보를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과 책임은 공식적인 임기 개시 시각인 0시에 이미 시작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시각은 24일 오후 5시. 군과 청와대 경호실은 盧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는 25일 낮 12시까지의 공백 동안 비상체제로 숨가쁘게 움직인다.

군과 청와대 경호실은 金전대통령의 동교동 자택, 盧대통령의 명륜동 자택에 각종 통신체계가 종합된 '통수 핫라인'을 설치했다.

비상사태 발생시 국방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등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기 위해서다. 핫 라인엔 도청 방지를 위한 비화기가 장착됐다. 金전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24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는 동교동 라인이, 25일 0시부터는 명륜동 라인이 가동됐다.

군 통수권 이양을 전후해 지난 23일 전군에 내려진 '특별 경계 강화령'은 취임식 다음날인 26일 오전 8시에야 풀린다. 각급 부대의 지휘관 이상과 참모들은 출장과 휴가.외출이 전면 금지되고 정위치를 지켜야 한다.

盧대통령에 대한 국가 원수 경호도 25일 0시에 개시된다.

전.후임 대통령이 군사 기밀 등을 비밀리에 주고받는 절차는 없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취임식 날 핵 미사일 발사 코드가 들어 있는 블랙 박스를 넘겨 주는 것으로 통수권 인계를 대신하고, 프랑스에도 비슷한 절차가 있다.

1993년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 살핀 결과 정무수석실 금고에서 3당 합당 때 만들어졌던 내각제 합의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내각제 합의를 어긴 데 대한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 측의 무언의 항의 표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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