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감축 등 따른 안보문제에 역점|복지대책·부정추방 등 계몽논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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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한미군의 감축에 따라 한·미·일의 삼각 관계는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있으며 국제적인 한반도의 긴장 완화책과 발맞추어 발표된 8·15통일구상이 또한 이 달의 종합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면에서는 법치주의의 퇴조를 비판하는 집권층의 부정부패를 걱정하며 나아가 고도성장과 전시건설에 따르는 고압 빈곤화의 극복, 사회복지정책의 활발한 전개 등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새로이 반영되고있다.
월간중앙은 특집으로『미군감축 이후의 문제』를 다루고있으며, 신동아도 『주한미군감축과 한국의 안보』를 취급하고있고,「세대」는『자주국방의 새 단차』를 특집하고 있다. 미군감축과 한반도의 긴강완화, 자주국방, 연일국방외교 등 우리의 당면문제에 관한 필자들의 논조는 심각하며 낙관적인 것만이 아님은 현실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미군 감군의 사실적 필연성을 누구나 인정하자 위와 자조의 한계를 지적하고 적극적인 대미 정치교섭을 벌여 한미 유대의 강화를 다짐하고 있는 것이 일치된 견해 같다. 그러나 연일 안보정책에만은 전의를 느끼고 있고 일본에 대한 경각심만은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논자들의 기조인 것 같다.
월간중은 특히 이 같은 경향이 농후하다. 이호재교수는 『한미외교의 배경과 명분』에서 미군감축안이 나오기까지의 한미간의 이해상충을 설명한 뒤 이승만박사의 북진통일론· 대미강경론이 6·25의 간접적 원인이 되었음을 간파하고 우리의 외교가 아직도 이박사적 주장과 고집에 집착하고 있음을 비판하고『이박사적 노선은 장차의 대미관계에 또다시 너무나 많은 시련으로 우리를 몰아갈 것』이기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외교정책을 모색할 것을 제기하고 있다.
정인택교수는『다원화시대의 안보관』에서 한국의 안보가 대외적으로는 단일 정안군사적 차원에서가 아니고 정치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야하며 대내적으로는 위기의식을 불식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전해종교수는『일본의 환상, 우리의 악몽』에서 일본이 한국에 우월하다는 환상에서 깨기를 바라고 한국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랐다.
신상초교수는 경험적 배일론을 주장하고 『신 일본어 세대에의 경굽에서 신 일본어 세대가 자칫하면 친일파가 될 것임을 경고하고 정부의 연일 정책을 비판하고 『우리들 개개인이 친미파, 친서구파, 친일파가 되기 전에 철저한 친한파가 되도록 각오를 새롭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아』도 대담 『한국안보의 좌표』와 패영록교수의 『안보외교의 반성』 , 남시욱씨의『일본의 재군비와 평화외교』에서 같은 경향의 논조를 보이고있다.
패영록교수는 대미외교에 관한 반성을 통하여 외교관의 자질향상과 미국의 진보주의자에 대한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전개하도록 요망하고 있다. 해외특파원을 통해 본 세계의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반향도 자료적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하겠다.
「세대」는 좌담으로『자주국방의 새 단계』를 엮었고 감상현씨의『자위와 자조의 한계』를 취급했고 김성두씨의 『감군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다루고있다. 새로 나온 월간지 「닥리」는 민내기씨의『한·미·일 삼각관계의 문젯점』을 취급하고 있는바『한반도를 둘러싸고 형성되는 오늘의 아시아 국제정치는 60여년전의 힘의 관계를 너무나도 방불케 한다』고 하고 『60여년 전의 3국 관계에서 보았던 바와 같은 불행한 역사의 과정을 보면』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대통령의 8·15평화통일 구상은 대개가 편집 마감뒤에 발표된 탓인지 전문을 소개하는데 그친 것도 있고 (월간중앙) 완전히 무시한 것도 있다 (신동아·다리). 다만「정경연구」와「세대」가 이것을 다루어 한편씩의 논문을 수록하고 있다.
윤근식교수는 『8·15 평화통일 구상에서 제시된 개념』(정경연구) 에서『박대통령의 8·15구상의 기본개념은 서독 브란트수상의 「독일정책」이나「동구정책」에 가로놓여 있는 기본개념과 유사한 범주에 속한다』고 하고 「대결로부터 협동」에로의 「닉슨」정책에서 『민주펑화통일에 대한 우리의 대비 태세는 민주주의 가치를 귀중히 여기는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일』이라고 적절히 지적하고 민주통일의 성취를 주장하고 있다. 「세대」는 이에 대한 토론과 각계의 반향을 싣고 있는데 역사적 자료의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고 하겠다.
국내 정치 경제에 대한 거샌 소리도 높다. 이종환학장은 『정치지도자와 법질서』 (세대)에서 정치지도자가 법질서를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부정과 부패의 제거야말로·법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것이요, 정치는 신에 근거해야하고『정치지도자가 국민의 신을 잃었을 때에는 그 정치지도자는 이미 지도자가 아니』, 『자멸하는 수 밖에 별도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법경시풍조가 지배하는 세태에 대한 정문의 일침이라고 하겠다.
김재준씨는 『국민· 국가·안보』 (신동아) 에서 부정부패가 간접침략의 온상임을 강조하고 국민의 자전·민주역량을 길러주고 모든 체제를 민주화하고 국민의사를 민주방향에서 앙양하여 민주생활이 그들의 확고한 신념이 될 때 공산침략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요, 안보가 확보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임종철교수는 『고도성장과 고압 빈곤화』(다리)에서 『고도성장의 그늘 아래 고압빈곤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통계적으로 지적하고『1인당 총생산을 1백1달러 더 올리기 위하여 1인당 28달러라는 외화를 지고 있는데』이 보다더 긴급한 것이 고압빈곤화의 배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말과 같이 『고압빈곤화의 배제는 경제경책의 변화가 아니라 개발철학의 변화에 의해서만 촉발될 수 있을 것인 즉』 위정자의 개발철학의 변화를 기대해야만 할 것 같다.
조순교수는 『외자도입의 다양화』(월간중앙)에서 외자도입의 여러 형태를 설명하고 그 장단점을 논하고 있는데 대외채무의 지불연기가 불가피할 것인가는 속단하지 않고 『원리금 상환에 신축성 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앞으로의 외자도입의 총량과 구조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경제정책면에서는 윤기중교수의 『제3차5개년계획 안에 있어서 총량계획의 방향과「모딜」비간』 (정경연구)이 흥미로우며 『전국도시화의 제문제』를 다룬 「정경연구」 의 특집은 시의에 적합한 것이라고 하겠다. 전시경제의 「모델」로 꼽혀지는 고속도로에 대한 『경제적 활용』(김성두·정경연구)과 「르포」(김봉호·신동아)며 『고속도로의 경제학』(기자식·신동아) 등은 한번 논의하고 지나야 할 것에 대한 뒤늦은 반성이라고 하겠다. 이밖에도 『농어촌개발공사』 (신형각·월간중앙), 대담 『납세자와 세무관리』 (월간중앙), 『중소기업의 현황과 판로』 (전명선·신동아), 『노동문제를 통해 본 사합상지』 (탁희준·다리) 등도 한국경제와 사회문제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게 해준다.
그리고 우병규· 김종림양씨의 『대의정치와 국회의원』 (정경연구), 박권흠씨의『열풍전야의 선거풍속도』(세대), 오제도씨의 『남로당 프락치사건』 (세대) , 조가경교수의『대학교양의 이상과 현실』 (월간중앙) 등도 일독할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달의 종합지는 8월에 비해 문제의식 편집으로 독자에 선보이고 있어 흐뭇하게 생각하나 앞으로의 분발이 요망된다.<김철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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