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즉각 지원 문서보장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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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5일 상오10시 청와대에서 방한중인「스피로·T·애그뉴」미 부통령을 맞아 양국 정상급회답을 갖고 주한시군 감축에 관련한 한국군 현대화 및 한국의 전반적 안전보장문제에 관해 논의했다. 예정보다 2시간을 넘겨 4시간이나 계속된 회담에선 주한미군감축에 관한 양국의 입장이 개진되고, 전국이 요구하는 감축선행조건으로서의 군사 및 외교적 보장에 대한 미 측 안이 제시되어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박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괴의 침공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미군감축으로 야기될지도 모르는 북괴의 오판에 의한 전쟁도발을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군사력이 감 군에 앞서 한국군의 실질적 전투력 증강에 의해 갖추어져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에 입각한 한국군 현대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분 동안은 한국 측에서 최규하 외무장관, 미 측에서「포터」주한 대사만이 배석한 가운데 회의는 진행되었고 나머지는 한국 측의 정일권 국무총리, 최 외무, 정래혁 국방장관, 김정렴 청와대 비서실장, 김동조 주미대사, 심흥선 합창의장이, 미국 측의「포터」대사, 「미켈리스」「유엔」군사령관,「소머」행정담당 보좌관,「던」군사담당 보좌관,「스미드」 8군 참모장,「듀엠링」국무성 직원 등이 참석했다.「애그뉴」부통령은 좌담에 앞서「닉슨」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소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을 통해 정부는 군사적 보장과 병행하여 한-미 상호 방위조약 이래의 미국의 대한방위 공약을 총관하여『북괴의 무력침공이 있을 경우 미국은 즉각 개입한다』는 새로운 외교문서상의 공약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그뉴」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이 대한방위공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결의를 전달하고 그가 도착작명에서 밝힌 ①추가 군 착 제공 ② 팬텀」비행단의 한국상주 ③초척기 제공 등이 포함되어 있는 진전된 선 보장 안을 제시했으며 이와 아울러「아시아」에서의 「닉슨·독트린」전개와 주한미군 감축이 불가피한 미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서 검토된 한국군 현대화 계획과 미측 안의 구체적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은 주 월 미군 감축과 관련하여 장기적인 자주국방 체제를 설명, 25억 내지 30억「달러」 의 장기특별 군 송을 미 측에 요청했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앞서 24일 하오 박대통령은 방한인사차 청와대를 방문한「애그뉴」부통령에게『한국은 장기적 입장에서 자주국방의 태세를 갖추려는 자조적 노력을 하고있다』고 말하고 주한미군의 감축 문제를 계기로 한국의 국방부담을 자담할 수 있는 능력정도와 한반도에서 조성되고있는 긴장상태의 정도에 대한 한-미 양국간의 견해차이가 귀하의 방한을 계기로 해소되고 우리의 입장에 대한 귀국의 충분한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애그뉴」부통령은『미국 정부는 작년「샌프란시스코」회담 때 밝혔던 대한 기본입장에 결코 변함이 없다』면서『미군 각 군에 대한 한국의 선 보장입장을 이해하는 선에서 솔직하고 기탄 없는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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