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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영국인들, 세계 지도자 이름 잘 몰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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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총리는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이름을 말한 세계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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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10명 중 1명이 자기 나라 지도자의 이름을 모르는 등 세계 지도자의 이름을 하나도 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가 전체가 '멍청'해지고 있음이 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영국인들이 정치보다 TV 드라마 스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조사를 실시한 휘태커사는 영국에서 현안이 제시되는 방법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요청하고 나섰다.

질문을 받은 영국인의 11%가 세계 지도자의 이름을 단 한 명도 대지 못한 반면,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BBC 방송의 인기 드라마 '이스트엔더스(EastEnders)'의 등장 인물 5명의 이름을 나열했다.

또한 영국이 미국과 함께 이라크에 대한 군사 공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도 영국에서는 이스트엔드의 등장인물인 필 미첼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보다 2배는 더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지도자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지도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83%)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82%)이었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알고 있는 이들은 25%에 불과했다. 이밖에도 영국인들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23%)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16%),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6%),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6%) 등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휘태커사는 뉴스 수집 전체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서한을 정부에 보냈다.

'영국인들은 멍청해지고 있는가?'라고 명명된 조사를 실시한 휘태커 연감의 로렌 힐 편집인은 영국의 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결과는 염려스러운 것이며, 우리는 이 조사를 통해 현재 영국의 교육이 질적으로 저하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점점 유명인에게 열광하고 있다. 계속 의제에 오른 중요한 정치, 국제 뉴스가 있을 때, 정부는 국민들이 현재의 정세와 주변 세계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 프레스콧 부총리(24%)와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24%) 등 영국 내각의 주요 인사들의 이름 보다 채널 4에서 방영되는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최근 승자 케이트 로울러(25%)의 이름을 댈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 리얼리티 게임쇼의 인기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직 장관의 이름 5개를 대라는 질문에 대해 42%가 한 명도 대지 못했다.

여성의 경우 특히 정치적 지식이 부족해 현재 정세에 뒤지지 않고 따라 가려는 의지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17%가 세계 지도자 5명의 이름을 댄 반면, 여성의 경우 이 수치는 8%에 불과했다.

질문을 받은 1천명 중 9%는 TV 뉴스를 전혀 보지 않으며, 신문도 읽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하루에 한 시간 이상 뉴스를 보는 이들(51%) 보다 보통 드라마나 리얼리티 TV, 시트콤 등을 시청하는 사람(86%)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트엔더스의 등장인물을 묻자 조사 응답자의 63%가 1명 이상의 이름을 댔으며, 5명을 댄 사람도 46%에 달했다.

가장 많은 이들이 댄 이름은 필 미첼(44%)이었고, 마크 파울러(40%), 폴린 파울러(30%), 페키 미첼(28%), 리사 파울러(24%)가 그 뒤를 이었다.

힐은 테사 조웰 문화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세상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으며, 우리는 국민들이 전력을 다 해 이 정보들을 얻을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조사의 결과, 전체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키 위해 문화매체체육부(DCMS)에 이 글을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ONDON, England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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