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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과 가정사이를 방황하는 기혼 여교사의 갈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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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윤여순씨 석사논문에서>
교직에 종사하는 여성은 약 3만명(60년도 통계). 이들 여 교직자에 관한 실태조사는 단편적이나마 여러 각도에서 실시되었고 교육행정연구가들에 의해 개선의 필요성이 건의되기도 했다. 연세대학 교육대학원 윤여순씨(교육행정)는 석사논문 「여교사의 다원적 역할에서 온 갈등에 관한 비교연구」에서 서울시 초·중·고·대학의 여교사의 실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그들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윤 여사는 『아무리 훌륭한 교육목표, 계획, 환경조건을 갖추어도 정신적으로나 교육적으로 건강한 교육자를 얻지 못하면 훌륭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기혼 여교사는 학교에서 교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의 가정생활, 친족과의 관계, 지역사회인으로서의 임무 등 복합적인 역할로 인해서 여러가지 갈등에 봉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연구는 목적표준방법을 사용하여 자녀·남편·시부모를 갖고 있는 기혼 여교사를 대상으로 뽑아 서울시내 46개 공·사립 초·중·고·대학의 여교사 3백 78명에게 실시한 것이다.
3백 78명 전반에 걸친 「자녀교육·남편·시부모·직장·건강·친척·이웃 등과의 역할·갈등」조사는 특히 자녀교육에 대한 갈등이 다른 갈등보다 높게 나타나 있으나 그들은 그 밖의 갈등도 다소 느끼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와 같이 기혼여교사에게 갈등이 내재하는 것은 가정·직장·지역사회에서 원만히 수행해야할 역할에 대해 기대와 자각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도 각급 학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갈등의 정도는 초·고·중·대학의 순서로 높은데 특히 대학교수의 갈등은 자신의 건강에서만이 나타나며 초·중·고 기혼교사의 갈등은 자녀교육에 가장 집중되고있다.
그밖에도 친척·이웃·자녀교육의 역할 갈등을 종합한 결과 국민학교교사의 갈등이 가장 높은데 이는 국민학교 여교사의 학교생활이 다른 학교에 비해 훨씬 많은 애로가 있다고 보이며 학교에서의 학습활동과 잡무에 집중하는 많은 시간이 생활주변의 갈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립과 사립학교 여교사를 비교하면 사립학교 여교사가 공립학교 교사보다 적은 갈등을 지니고있어 이들의 역할 갈등은 학교조직의 성격에 따라 다름을 알 수 있다.
또 기혼 여교사의 갈등은 그들의 학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즉 고등학교 출신·대학 출신·대학원 출신의 순서로 갈등은 줄고있다. 그러나 고교출신 교사는 직장에 대한 갈등이 낮은 반면 대학 출신자는 시부모·친척·이웃에 대한 갈등이 낮다. 높은 학력의 교사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학력에 비해 연령의 차이는 갈등의 양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나 30세 이하와 31∼40세 교사는 자녀교육에, 41세 이상은 자신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있다. 또 자녀의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자녀교육과 시부모에 대한 갈등이 높다. 자신이 직접살림을 주관하는 여교사는 남에게 맡긴 사람보다 건강에 대한 갈등이 상당히 높고 자녀교육에 대한 갈등은 살림을 타인에게 맡긴 교사가 더 높다.
16년 이상의 경력자는 직장에, 11∼15년의 경력자는 시부모 문제에, 5년 이하의 경력을 가진 여교사는 친척, 이웃에 대해 별로 갈등을 느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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