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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에 힘입은 급성장 해운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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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0년대 초기 극동해운이 중고품인 일본의 전시 표준선을 도입, 외국항로를 개척한 이래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상선 보유량은 3백 5척(1백총t이상의 강선 기준), 85만 6천 8백 89총t에 이르렀다(70년 4월 현재). 영국의 「로이드」통계는 작년 6월말 현재 한국상선보유순위가 세계 제32위, 세계 총 선복량 2억 1천 1백 66만t의 0·4%라고 밝힌바있다.
우리나라의 선복 증가추세는 사실 미미한 것이었으나 60년대 중반이후 「붐」을 일으킨 선박차관에 힘입어 이 정도나마 성장한 것이다.

<외항선 모두 54척>
특히 상선차관이 촉진된 것은 「플랜트」도입과는 달리 차관에 따른 내자조달의 부담이 없다는데 큰 이유가 있다. 선박은 들여오기만 하면 바로 취항해서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최고의 차관업자는 삼양항해. 척수로는 대한선박이 7척, 조양상선 5척, 해공과 범양 각 4척, 성창 3척, 나머지 1, 2척 등으로 외항선은 모두 50척, 54만 1천 2백총t, 내항선은 34척, 7만 3천 4백t에 달한다. 차관총액은 l억 5천 6백 10만불(외항선 1억 3천 3백 9만불, 내항선 2천 3백 1만불)이며 모두 67년 이후 상환이 시작돼 이 상환잔액은 1억 2천 1백 50만불이다.

<차관 1억 2천만불>
외항 해운업계에서 처음부터 해운으로 일어선 경우는 아주 드물고 재벌급이 방계사업으로 손을 뻗친 예가 두드러 진다. 삼양은 수산에서 시작됐고 범양은 미륭상사(석유)로 돈을 번 현 경영진이, 대한선박은 박용학·이정림·전택보 3인 합작으로 하다가 지금은 박·이 양씨가 절반씩 소유권을 갖고있다.
현대양행은 현대건설「그룹」(사장 정인영씨는 정주영씨 동생), 대진은 한진「그룹」, 성창은 성창합판, 조양은 천일화물, 신한은 전남방직 및 신한제분의 김용주씨, 삼미해운은 삼미사의 김두식씨, 근해는 겸직 파동으로 국회의원을 사직한 김세영씨, 협성은 동명목재의 강석진씨가 각각 소유권을 갖고있다. 또한 부실기업정리 결과 제일은행관리로 넘어간 삼익은 전택보씨의 천우사 계열이었다. 해공은 한양재벌이 12%미만의 주식소유로 경영권을 쥐고있으나 주식의 60%이상이 5개 시중은행 소유.

<연간수입 해공 수위>
외항 해운업계의 경기는 최근 국제운임이 올라서 대체로 좋은 편이다. 그러나 국제운임은 국제정세에 민감한 것으로 전문가도 예측하기가 곤란하다. 업체별 연간 운임 수입실적은 해공이 수위로 68년 1천 2백만불, 69년 1천 3백만불, 68년에 2위였던 범양(5백 30만불)이 69년에는 6위로 떨어진 반면 68년에 6위인 대한선박(1백 50만불)이 69년에는 2위(4백 80만불)로 올라섰다.
이밖에도 삼양·극동·조양·고려·태영·흥아·천경 등이 모두 1백만불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이들의 주요취급 화물은 석탄·비료·광석·원목·석유류 등의 소위「대종화물」. 항로는 일본·동남아·미주지역에 정기항로가 미주와 대양주에 기 항로의 반 이상이 일본이다. 지금 세계해운업계는 「탱커」와 「벌크·캐리어」(대형화물선)의 경쟁적인 조선추세 아래 「자국선에 의한 자국화물수송」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은 실질적으로 세계 제1의 조선·해운국이면서도 자국상품의 50%이상을 자국선으로 수송해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빈약한 한국과도 화물쟁탈전을 사양하지 않는다.

<업계선 조성책 갈망>
우리나라의 자국선 수송비율은 60년 26%, 63년 19%, 67년 34%까지 이르렀으나 69년 다시 26%로 하락, 해운국제수지는 62년 3천 7백만불이던 지불초과가 69년 1억 2백만불에 이를 만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해운업계는 그 동안 우리정부의 해운조성정책이 너무도 빈약하고 단편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자국상품수송원칙을 관철하기 위한 세제상의 우대조치, 광범한 조선 보조금제도 실시, 해운금융기관 설치, 선박도입절차 간소화 등을 입모아 주장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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