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선의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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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는 31일 지하철 노선을 포함한 종합건설계획 시안을 마련하고 연말께 착공하리라고 한다. 서울 시민의 오랫동안의 소망이던 지하철이 뒤늦게나마 착공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하철 건설은 서울시의 공해를 줄여줄 것이요, 교통의 원활을 기할 수 있으며, 변두리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난은 누차 조속한 시공을 요망해 왔던 바이다.
서울시는 뒤늦게나마 지하철 건설본부를 두고 그 동안 연구를 거듭한 끝에 동서 방향으로 종로통을 경유하는 10km이상의 지하철을 시설하리라 한다. 서울시는 남북간의 지하철 건설과 순환선 건설은 70년대 상반기까지는 시급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동서간의 지하철 건설을 마친 후 건설에 착수하리라 한다.
서울시가 기존의 지하철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당초 계획했던 동대문∼서대문, 노량진∼돈암동 등에 십자로 지하철을 건설할 계획을 변경한 것은 동서에 교통량이 많고 동서간 도로율이 낮고 동서간 지하철이라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과거의 계획을 수립했을 당시에는 교통량 조사를 하지 앉았는지 알 수 없으나 새로운 수익성 원칙에 따라 기존계획을 백지화했다고 하면 이는 모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동서간에는 이미 고가도로가 있고 남산「터널」이 뚫려 있기에 변두리에서 시내로 들어오기가 상당히 쉬운 형편이나 남북간에는 도로는 많을지 모르나 소통은 잘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시가 시민교통의 원활이란 점에서 지하철을 건설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현재의 교통량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서울시 개발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지하철을 건설하고 인구 분산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울시가 남서울을 개발하고 인구분산을 원한다면 지하철은 돈이 많이 드는 도심지 지하철 건설과 함께 돈이 적게드는 변두리지역의 고가철을 아울러 건설하여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시 자체의 지하철 건설계획에 있어 너무 독주하지 말고 철도청이며 교통부·건설부 등과 합의하고, 민간인에게도 공개하여 공청회를 열어 노선을 확정하여야 할 것이요, 기공을 하여야만 할 것이다. 문외한이 생각하기로도 지하철 건설은 철도노선, 고속「버스 터미널」, 비행장과의 연결이 불가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철도청의 서울 주변 철도계획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서울 본 역과 청량리역이나 성동역과의 사이의 지하철 건설은 필수 불가결할 것 같다. 또 서울시가 철도청과 잘 타협하면 교외선의 일부는 고가철이나 지하철과 연결할 수 있을 것이기에 수도권 개발계획에 알맞는 교통노선개발을 책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변두리지역의 개발이나 위성도시의 개발을 위하여서는 이들 지역에의 전철부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인바 서울시와 철도청 당국은 수도를 중심 할 전철종합계획을 추진해 주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교외선이며 서울시내 철도이용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역 시설이며 매표 제도, 집, 개찰 제도 등을 현대화하여 표의 무인 자동판매제를 신설하고 간이 정차역을 많이 만들고 운행을 자주 하여 시내 「버스」이용자를 흡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현재 서울에 산재해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을 빠른 시일 안에 종합화하고 고속「버스터미널」과 국철·지하철을 연결해야 할 것이다. 철도는 단거리 이용자들을 푸대접하여 「버스」보다 훨씬 비싼 요금을 징수하고 있는데 운임을 인하하고 「버스」에 뺏기기 쉬운 단거리 손님을 흡수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와 철도청은 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에 단거리 전용객 승차장을 따로이 만들어야 할 것이요, 서울시는 철도청이며 교통부·건설부·학계·일반인들의 중지를 모아 지하철 건설계획을 확정하고, 하루 빨리 기공하여 시민의 불편을 덜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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