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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박사의 한방건강신호등] ⑩·<끝> 이제마 명맥의 4단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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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제정된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은 건강을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완전하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제마의 명맥 개념에선 건강상태의 완전한 정도를 ‘강녕-쾌경-청랑-신선’ 네 단계로 나눴다.

강녕은 병이 없는 상태로 보통 ‘건강하다’고 말하는 단계다. 1년 내내 질병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 개념의 최소한을 충족한 상태다. 쾌경은 ‘몸이 가볍고 날래다’로 강녕보다 높은 육체적 건강상태다. 단전호흡·기공·무술 등으로 잘 단련된 몸이 여기에 해당한다.

청랑은 ‘정신이 깨끗하고 맑다’는 뜻으로 높은 수준의 정신건강 상태를 뜻한다. 나이가 들어도 지혜가 출중한 상태다. 가을철 나무가 수분이 메말라 유연성을 잃고 딱딱해지는 것처럼 사람의 인생도 단풍의 계절에 접어들면 정신의 물 기운이 줄어들어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고집이 억세지고, 젊은 사람과 소통이 막혀 고독해진다. 청랑한 사람은 단전호흡과 명상을 통해 정신의 물 기운을 잘 지켜낸 사람이다.

신선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완전한 건강상태를 말한다. 이제마는 신선을 인간의 세계로 끌어내려 완전한 건강상태라 일렀다. 신선은 쾌경의 육체적 건강과 청랑의 정신적 건강을 가졌을 뿐 아니라 사회적 건강까지도 완전한 수준에 이른 상태라 할 수 있다.

64세 때 명맥이 강녕한 사람은 수명이 92세, 쾌경한 사람은 104세에 이를 수 있고, 청랑한 사람의 수명은 116세, 신선은 128세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수명에 이른 사람이 실제 존재한다는 점에서 명맥실수는 현실적이다. 게다가 64세 때 남은 수명을 예측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다.

세계의학은 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ve), 맞춤(personalized)의 3P 의학이 대세다. 3P의 속성을 세계에서 가장 잘 갖춘 의학이 우리나라의 사상의학이다. 지난 7년간 이제마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화된 사상의학은 이제 명맥실수를 유헬스케어와 결합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집에서 매일매일 자신의 체질 건강 점수를 확인하고, 하루 식단과 운동을 관리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제마
프로젝트 연구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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