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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주택 관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장마철이 낀 여름에는 여러 가지 집 손질이 따른다. 다음은 28일∼30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조흥은행 강당에서 열린 「생활대학」 강좌 중 박관우씨 (주택 디자이너)의 여름철 주택 관리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매년 장마마다 축대 붕괴로 인한 사고가 한해도 빠짐없이 일어난다. 연평균 발생하는 축대 사고의 수는 3백 건. 4백여명이 부상, 1백60여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에 의한 재산 손실이 무려 1억8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함량 미달의 「시멘트·블록」으로 마구 지어 놓은 주택들이 더 많은 사고를 일으킬 염려가 있다. 42kg들이 시멘트 한 부대로 만들 수 있는 벽돌의 수는 최고 55장, 그 이상이면 함량이 미달되는데 시판되고 있는 블록은 80장∼1백60장을 만들어 낸 것이므로 이것으로 지은 집은 주택 수명이 반밖에 안도며 1시간에 9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1시간 이상 계속되면 사고가 난다. 벽에 생긴 금이 상하로 나 있으며 틈이 1·5mm 이하일 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만일 균열이 좌우로 생기고 틈이 2mm 이상 일 때에는 그 벽의 전면을 헐고 기초 공사도 보수한 후 다시 쌓아야 한다.
그 외에 장마철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와는 깨어지지 않았는데 비가 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기와 밑에 깔아 놓은 루핑 (검은색의 기름종이) 이 제성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은 지 8년 이상 된 주택은 반드시 루핑을 갈아 끼워야 하는데 30평짜리 주택의 경우 약 3만원이 든다. (5명분 임금 1만5천원, 보충 기와 8천원, 루핑 3천원, 잡비 3천원).
슬라브 주택이 비가 새는 경우는 시멘트·모래·자갈의 비율이 1‥2‥4가 아니었거나 방수 공사가 불충분한 경우이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방수 액은 85%가 신통치 않아 완전 방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방수 처리를 해도 계속 비가 샐 때에는 방수 공사한 부분을 떼어내고 그 위에 아스팔트를 뿌리고 루핑을 깐 다음 다시 한번 아스팔트와 루핑을 반복해서 깔고 시멘트와 모래를 1대3의 비율로 섞어 제일 위에 바르면 완전 무결한 방수가 된다. 같은 슬라브 주택으로 겨울철이면 눈이 오지 않았는데도 습기가 차고 물방울이 맺히는 집이 있다. 이것은 내부와 외부와의 온도차로 인한 것이므로 2중 천장을 만들면 손쉽게 해결될 수 있다. 즉 천장에서 40cm 내려와 또 하나의 천장을 만들고 그 위에 석면이나 암면을 깔면 되는데 경제적으로 힘이 들 경우에는 석면 대신 톱밥을 2cm 가량 깔고 그 위에 생석회를 조금 뿌리면 쥐도 방지되고 톱밥도 썩지 않는다.
또한 마당 가운데 장독대를 만들고 그 밑을 광으로 이용하는 개량 한옥에서 많이 생기는 현상으로 광에 물이 괴는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바닥에 붙어 있는 콘크리트를 떼어 내고 시멘트와 모래를 1대3의 비율로 섞어 바닥에 바른 후 그 위에 방수 액과 섞은 몰타르를 바른다. 그리고 옆의 벽을 따라 붉은 벽돌을 쌓고 방수 액과 섞은 몰타르의 순서로 바르면 습기를 방지할 수 있다.
지붕이 새고 습기가 차는 등 주택의 결함은 심각한 것은 아니나 온 가족을 짜증스럽게 하고 가뜩이나 우울한 장마철 기분을 우중충하게 한다. 비가 멎어 물이 새지 않는다고 그냥 넘겨버리면 온 여름내 몇 번이나 더 신경 쓸 일이 생기므로 하루라도 빨리 손을 쓰는 것이 좋다.
슬라브 천장에 조금 차는 습기는 지붕과 천장 사이의 벽을 뚫어 환기 구멍을 내주면 간단히 해결되는 수도 있으므로 가옥의 결합 부분을 세밀히 살펴보고 머리를 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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