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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중매로 「회기 말의 소란」 극복|임시국회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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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회기20여 일을 헛 보낸 끝에 주한미군감축문제의 대두로 회기 말에야 간신히 정상을 회복한 74회 임시국회는 여느 때처럼 파란올 겪지 앉고 18일 폐회했다.
지난 9일과 10일의 양당절충에서 정상운영을 되찾은 이번 임시국회는 회기 말에 몇 차례 어려운 고비가 있었으나 간부 등의 모임을 통해 정치적 절충이 이루어져 우리국회의 병폐인 「회기 말의 소란」올 극복했다.
다수당인 공화당과의 협의 없이 신민당이 「민주전선」사건 등을 따지기 위해 단독 소집한 74회 임시국회는 성격부터가 원만한 운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소집이유도 안보문제를 제외한 기타문제는 공화당을 자극하는 정치공세위주의 것이었기에 더우기 그러했다.
공화당은 당초 이번 국회에 부상하기로 했지만 끈덕진 미군철수 설의 유포와 「국정을 외면한 다수당」 이란 지탄을 피하기 위해 방침을 바꾸었다.
이 선회에 따라 개회를 하자마자 「여야간에 냉각기를 갖기 위해」 열흘간 휴회에 들어간 국회는 6월22일 정부가 신민당소속 김세영의원의 영리단체이사겸직을 통보해옴에 따라 이른바 「겸직파동」에 휘말렸다.
이효양국회의장이 김의원의 겸직사실을 조사하는 동안 또 다른 의윈의 겸직사실이 밝혀졌고 신민당은 여당의원 10명이 겸직하고있다고 주장하는가하면 공화당에서도 신민당에 겸직의원이 있다고 해서 「뜻밖의 파동」은 확대된 것이다.
피동과정에서 이 의장은 공화당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겸직확인 및 처리에 관한 유권해석과 대상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법사위에 요청, 시간을 끌며 정치적 해결의 길을 모색했다.
결국 이 문제는 이 의장의 강력한 태도와 『조용히 결말짓자』는 공화당 안의 의견이 겹쳐 미결인 채 남았다.
겸직파동은 유회가 끝난 뒤까지도 공화당의 본회의출석거부와 상임위단독강행이란 개운찮은 꼬리를 남겨 국회운영은 파행을 거듭했었다.
그러나 6일 미국정부의 주한미군감축을 위한 사전협의제의는 국회운영에도 새로운 전기가 됐다. 모든 정치적 감정이 안보문제 앞에 숙어든 것이다.
이의장의 제의로 9일과 10일 이틀간모인 여야중진회담은 남은 회기8일간의 운영일정에 합의, 정상운영의 길을 텄다.
중진회담에서 공화당은 14, 15일의 국정전반에 걸친 대 정부질문과 내무위의 선거관계법심사착수, 신민당은 11, 13일의 안보질의와 추경 및 일반안건처리에 양보했다.
막판에 숨가쁘게 운영된 74회 임시국회는 안보문제 대 정부질문을 결산하는 주한미군의 감축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미결의문과 대정부건의문을 여야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연초부터 밀린 제1회 추경예산과 법안 등 50여개 안건을 모두처리 했다. 선거관계법개정안만이 다음회기로 넘겨졌는데 여야모두 임시국회소집계획이 없어 9월 정기국회에서나 논란될 깃이다.
이번 회기처리안건중 대미결의문과 대정부건의문은 국회의대미비공식사절파견과 합께 주한미군감축에 반대하는 단호한 국민의 뜻을 집약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민주전선사건, 의원겸직파동 등 위태로운 정치문제를 안았던 74회 임시국회였지만 안보문제에서 초당적 태세를 갗출 수 있음을 실증한 임시국회이기도 했다. <성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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