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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단절시대의 문학-자유작가 회의 심포지엄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 자유작가회의는 14일 하오2시 미국공보관에서 『단절시대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제1회 심포지엄을 가졌다. 가치체계의 확립과 구체적인 방향제시가 안되어 불안과 불신이 가득한 20세기 후반은 곧 『단절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문학인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창작의 붓으로 민족문학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유작가회의는 한국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독일과 중국의 문학을 비교 연구하면서 우리나라 작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김병걸씨(문학평론가)는 「독일문학의 단절의식」이라는 「테마」로 독일의 분단비극과 작가의 발언을 다루었는데 그는 『독일 정신의 본질은 자유에의 이념』이라고 간파했다. 문학상에 있어 자유를 위한 독일정신의 발로는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밖에 「쉴러」 「피히테」도 자유를 추구한 문학인이며 「칸트」 「헤겔」 「니체」 또한 전량에 닿으려는 자유 의지를 가진 철학가였다는 것.
그러나 이렇게 세계정신문화의 절정을 낳았던 독일은 붕괴되었고 지금은 국토 양단이란 민족의 비극을 겪고 있음을 그는 중요시했다. 이것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해답을 찾아야겠지만 작가 「프라이타크」는 독일의 학자들이 정치적 신념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사태라고 지적했음을 밝혔다.
독일의 지성인들이 현명하고 성실하고 깊은 교양을 터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신념이 없기 때문에 시대의 추세에 따라 그들은 「파시스트」 또는 반「파시스트」가 되는 비합리적인 현상을 초래했다.
즉 독일국민의 이와 같은 비극적이며 「시니컬」한 상황은 독일 지식인의 정예의 업적이 국민 대중과의 연대의식을 긴밀하게 맺지 않았고 그리하여 그 업적이 생활 속에 침투되어 국민대중의 인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된 상황이라고 김씨는 지적했다.
단절시대의 중국의 현대문학에 대해 발표한 허세욱씨(외교교수·문박)는 20세기의 시인이 자기와 사회 사이의 격차에 끼어 고절하고 있는 것이 지구상의 통증이며 유교문학관으로 고수해오던 중국문학도 전통적인 순환점에서 진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이 사실주의나 자연수의수법으로 교훈적 공용적인데서 답보하다가 1960년대에 와서 의식류의 작품으로 근절을 시도했고 신시는 전달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음악성과 구성미를 한꺼번에 단절시켰다. 시는 갈수록 대중에서 멀어져 광장을 잃었고 그러면서도 시인은 고독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자유중국이 대만해협을 두고 진통하고 투쟁하는 정치면과도 통하며 그것 또한 시대환경이 빚어낸 단절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노예의식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구중서씨(문학평론가)는 문학예술은 문학예술로서의 독립적 존재 속에서 주제와 기술, 그리고 작가는 작품이 공존해 있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분리할 때 문학의 현실도피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작가와 작품을 연관시키는 성실한 문학의 방법으로서 리얼리즘을 들었다.
따라서 작가의 실천과 작품이 함께 있고 그리하여 현실상황의 진실에서 도피할 수 없는 문학이 창조적 작업으로 나타날 때 한국문학은 르네상스를 기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의식 단절의 극복에 대해 말한 임헌영씨(문학평론가)는 문학이 근대자본주의 사회에서 독립된 형태를 갖추자 그 임무는 점점 과중 되었고 그것은 곧 근대사회체제가 갖고 있는 많은 모순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많은 모순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단절(소외 또는 역사의식의 결핍)이라고 하면서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현대문학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봉건주의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내적 모순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은 리얼리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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