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끝내는 서독·파의 해빙|<르·몽드=본사독점전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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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비슈네브스키」서독 사민당 사무 총장이 4일간의 폴란드 방문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일행 가운데 몇몇은 바르샤바에 잔류했다고 한다. 서독 사민당 사절단은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통일 노동당 (공산당)의 간부들과 접촉했다. 그 자리에는「폴란드」당 중앙위원회 서기「스타레비치」, 당 과학·교육부장 베르블란을 비롯해 대외 문제 담당자들이 자리를 같이해 회담의 중요성을 암시했다.
서독 측은 회담이 지극히 만족스러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관측자들은 양국간의 통상 협정체결에서부터 끝내는 정치적 타결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슈네브스키 단장도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 작업이 결정적인 단계에 돌입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폴란드 측의 조기 타결에의 열의가 어떻게 강력한지 오히려 서독을 당황시킬 정도였다고 한다.
전반적인 문제에 관한 합의가 실현된 이상 협정 문안 작성 등 기술적인 작업과 조인을 지연시킬 이유가 조금도 없다는 것이 폴란드의 태도다. 폴란드는 서독의 대 소 및 대 동독 교섭의 진전 상황에 구애받음이 없이 서독과의 조인을 서두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교섭의 전도를 지극히 낙관한다는 뜻이다. 일부 서독 「업저버」들은 폴란드가 서독 의회에서의 협정 비준이 난관에 봉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통상 업무를 관할하는 양국간의 영사 관계를 연장하자는 앞서의 합의 사항을 다시 밝혔다가 지난 6월14일의 지방 선거에서 서독 사민당은 야당의 거센 역습을 받은바 있다. 그러나 어떤 사민당 의원이 암시한 바에 의하면 그것 역시 교섭에 임한 서독 측 입장을 유리하게 만드는데 일조가 되었다고 한다.
바르샤바 현지의 공기도 비슈네브스키 단장이 상대국 회담 대표들과 장기간 협의해온 이른바 「관계 재조정」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다. 폴란드가 이 문제 해결에 소극성을 편다면 결국 서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말을 보게 될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 나라간의 기류는 최근 수개월을 고비로 급격히 변모했다. 이젠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것을 최선의 조건하에서 양측이 수락할 수 있도록 처리하느냐 하는 방법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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