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위험한 일 발생 일절 없을 것 김정은, 7월 중국 부주석 만나 약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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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만난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과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 [신화=뉴시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방북한 중국의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에게 “앞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위험한 일은 일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7일 석간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 및 베이징(北京)의 외교관계자의 말을 인용,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이나 핵실험과 같은 도발 행위를 자제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도 김 제1위원장에 대해 “상당히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인 리 부주석은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25~28일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

 마이니치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달 들어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적극 나서고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는 등의 극적인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평양의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김 제1위원장은 리 부주석에게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중국을 지지한다. 관련 국가들과 함께 노력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이 회담을 전후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리 부주석이 묵고 있는 숙소를 직접 방문,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리 부주석이 “한반도 비혼란과 핵 없는 한반도 등 중국의 대북한 정책의 원칙을 재차 전달했다.

 이와 관련,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도 “리 부주석은 회담 자리에서 ‘중국은 한반도 정세에 다시 짙은 안개가 더해지는 것을 보기 원치 않는다. 개성공단도 몇 차례 혹독한 시련을 겪지 않았나. 되도록 빨리 무지개를 봐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리 부주석의 발언이 끝나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국이 취하고 있는 입장은 상당히 이치에 맞다. 이 부분에 있어 우리도 앞으로 크게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한반도를 불안정에 빠지게 하는 행위를 삼갈 것이라고 확약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의 과정에서 “위험한 일은 일절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표현이 나왔다고 한다. 다만 신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를 언급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대표가 26일 북한을 전격 방문, 북한 측과 협상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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