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 남한 사람들 마음 사로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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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2백명이 넘는 젊은 여성들이 부산으로 왔다.
기획 - 긴장의 한반도

모든 스포츠 행사의 재미 중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 나라가 주최국과 사실상 전쟁 중이라면 상황은 미묘하게 될 수도 있다.

북한이 한국의 항구 도시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2백명의 응원단을 보낸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응원단은 고정팬을 얻고 있다.

엄연한 정치적 현실이 이들을 조심스럽게 갈라 놓고 있지만, 경기장에서 남북 양측은 서로를 아주 반갑게 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남북이 여전히 분단된 상태이며, 사실상 50년 넘게 교전을 벌이고 있고 여전히 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일한 증거는 경찰 병력 뿐인듯 하다.

남한의 학생들은 유명한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북한의 농구선수들을 환영한다.

그리고 북한의 행진 악단은 같은 곡으로 부산 시민들을 위한 공연을 시작한다.

이는 평화에 대한 기대이며, 유대를 돈독히 한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2백명 이상의 젊은 여성들로 대부분 구성된 북한의 응원단은 남한 남성들 사이에 팬층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이 묵고 있는 배 위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남한 남자 기자들은 이들에게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느냐고 물었다.

이들의 경기장 밖에서의 행동들은 일부 한국인들의 마음을 더 끌고 있다.
그러자 이들은 "비밀이라요"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응원단의 인기를 증명이나 하듯, 남한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팬 채팅 룸을 개설했다.

이들이 응원을 펼치면 언제 어디서나 다수의 남한 사람들이 모여들곤 한다.

경찰의 삼엄한 경비에도 불구하고 여러 조짐들이 감지된다.

한 남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6 ·25 전쟁에 참전 한 이후 실제로 북한 사람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사람들은 TV에서 자주 보여졌던 북한의 군중 응원단의 모습 같지 않다며, 이들 젊은 여성들은 달라 보이며 더 친근하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세계가 북한이 진짜로 변화할 것인가, 한국인들 사이의 관계가 확실히 개선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부산에서만은 남북 양쪽이 정말 좋은 친구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BUSAN, South Korea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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