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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에 산다(652)|서울「펜」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오랫동안 우리가 대망했던 세계작가회, 제37차 국제「펜·클럽」대회가 지난 28일의 국제집행위원회를 거쳐 29일에 개회식을 열었다. 나는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역사적인 대의회를 고대해 왔던가 하는 눈물겨운 감상을 부등켜 안기도 하였다.
전에도 몇번 거듭해서 이 대회의 의의가 문학사적인 의미를 넘어서 한국사적인 뜻을 가진다는 말을 해왔지만 이번에 세계각국으로부터 많은 작가들을 맞이해 보고서 정말 그뜻은 얼마든지 더 강조할수 있다고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들어온 세계작가들의 태반이 한국을 처음 와보는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지금까지 그들은 한국과 그 문화에 대하여 거의 무지했던 만큼 이번에 한국을 서울에서 본 인상이란 놀라고 감명을 새롭게 하고 있는 점이다. 우선 서울거리의 근대학된 모습에도 놀라고 있지만 더 감명을 깊이 하고 있는것은 우리 한국의 문화와 예술의 전통과 그수준에 대한 것이다.
29일 개회식이 있은 오후, 비오는 가운데서 대표들은 덕수궁의 박물관을 보았고 밤에는 우리 고전음악과 한국민속춤을 시민회관에서 보았는데 여기 대해 대표들은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가 지금까지 한국을 너무 모르고 있은 것을 후회하고 『왜 한국「펜」은 좀더 일찌기 이런 국제회의를 열어주지 않았느냐』고 농담을 하는 대표들도 있었다. 30일부터 시작된 문학회의는 그 제목이 문학의 「유머」여서 큰 성과가 기대된다.
내가 참가해본 어느「펜」회의 보다도 이 회의는 차원이 높고 또 활기있는 모임이라고 보며 문학회의로서도 큰 성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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