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이기는 어린이 건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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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앞으로 한 달은 장마등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고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 될 것이다. 이 무렵은 한겨울이나 삼복더위에 못지않게 어린이 건강에 신경을 써야한다. 코감기·인후염·편도선염·모세 기관지염·폐렴등 호흡기질환이 요즘 많이 도는 것은 어머니들이 어른생각만 하고 아이들의 보온을 소홀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좀 선선하다 할 정도로 느끼는 밤의 기온에도 어린이들은 감기 걸리기 쉬우므로 잠옷을 반드시 입히도록 하고 이불을 차던지고 자지않나 잠자다가도 몇번씩 살펴주도록 한다.
잘 놀던 아기가 갑자기 먹지를 않고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며 몹시 보챌때는 빨리 병원에 데려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흔히 호흡기질환을 앓고 난 한두달후 소변량이 적어지고 몸이 부석부석해지는 신장염 증세가 나타나는 일이 있는데 이것은 호흡기질환을 앓을 때의 독소가 제거되지않아 후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음식물의 부패 가능성이 높은 요즘에는 또 위장계통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이질이나 장염을 일으켜 설사를 하고 토하고 대변에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 등의 증세는 약을 2, 3일 쓰면 곧 멈추지만 완전히 나은 것으로 생각하면 잘못이다. 병이 재발하면 치료하기도 더 힘들고 고생이 심해지므로 증세가 멎었더라도 의사지시가 있을 때까지 약을 끊지않고 먹인다.
음식물이 괜찮더라도 밤에 배를 차게하고 자다가 배탈이 나는 수가 많으므로 아무리 여름이라도 배를 따뜻이 덮어줄 필요가 있다. 일단 설사를 시작하면 탈수증을 조심해야한다. 탈수증온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지금부터의 여름 한 철은 소아마비가 많이 발생하므로 초기면역을 끝낸 어린이일지라도 반드시 추가접종을 시켜야 한다. 소아마비 예방을 위한 주사는 60%의 효과가 있고 먹이는 약은 90%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먹이는 약(세이빈)을 쓰는 게 좋을 것이다.
여름철에 어린이를 노리는 병으로 또 뇌염을 빼놓을 수가 없다. 뇌염은 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모기로 알려져 있으므로 아이들은 되도록 모기장안에서 재우도록 한다. 하수도나 숲등 집안에 모기가 자랄만한 구석을 모두 찾아 모기약을 뿌려서 집안에 모기를 없애는 것이 예방주사를 맞히는 일보다 더 권할만한 일이다. [고극훈(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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