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54)새단장할 국립묘지 현충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 서울 동작동국립묘지에 현충일이 푸르른 초여름과 함께 다시 찾아왔다. 조국을 지키다 목숨을 빼앗긴 애국영령 4만4천8백25위. 이름 석자가 새겨있는 흰 팻말밑 잔디위에는 태극기와 꽃다발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손으로 놓여졌다. 저마다 가슴속에 피끓는 영령들의 충혼을 되새기면서.
6일은 제15회 현충일.
나라와 겨레의 안녕을 위해 목숨을 앗긴 분들을 옷깃을 가다듬어 추모하는 날.
동작동 국립묘지에는 이날 하루 10만명의 추모객들이 찾아와 분향한다.

<4만8천위의 영현 안치>
국립묘지에는 현재 4만8천4백25위의 영령이 안치되어있다. 육군 4만4천9백65위, 해군 3백8위, 공군 4백70위, 해병대 2천4백31위, 경찰관 1백49위, 애국지사 96위, 종군자 1천8백62위, 외국인 2위이다. 국가원수로는 이승만전대통령이 안장되어있고 외국인으로는 반공화교 강혜림열사와 스코필드 박사. 장성도 40여위가 있다.
이중에는 이름도 모르는 무명용사 5천6백98위도 함께 잠들어있다. 6·25동란때 이름도 알리지 못하고 북괴군에 희생된 애국용사들.
종군자는 학도의용군과 군속 및 종군기자들. 월남묘역에는 자유를 지키려고 월남을 돕다 목숨을 잃은 3천여위가 값비싼 희생을 자랑하고있다.
동작동 42만평 대지에 국립묘지가 마련된 것은 1955년.
6·25동란으로 목숨을 잃은 애국용사들을 부산 범어사등에 안치했던 정부는 국군묘지설치위원회를 구성, 영현모실 묘지를 동작동에 만들었다.
처음에는 국군묘지관리소로 출발, 1956년 국군묘지령이 대통령령으로 공포되었으며 1965년 애국지사를 비롯, 국가원수도 모시자는 뜻으로 국립묘지로 개칭되었다.

<묘지공원으로 개발·개방>
국립묘지관리책임을 맡은 국방부는 작년 12월 국립묘지를 개발키위해 18명의 자문위원회를 구성, 개발의견을 모았다. 이은상·이숭령·박관수·한갑수·윤정섭·김형수교수들.
의식제도와 건설계획을 종합하여 종합개발계획안을 마련했다.
우선 국립묘지라는 이름을 현충원으로 바꾸고 묘지가 아니라 묘지공원으로 개발한다는 것.
또한 현충탑을 중심으로하여 광장쪽을 동적공간으로, 묘역을 정적공간으로 구분,, 동적공간인 광장에 2개의 매머드 분수대를 설치, 원형으로 만들며 현충탑을 정점으로 삼각형이 되도록 지금의 정문외에 2개의 측문을 만들기로했다.
71년에서 75년까지 5개년 계획안으로 되어있는 이안의 소요예산액은 모두 5억5천만원. 전리품을 진열해놓을 기념관도 2층으로 신축하고 현재 광장주변에있는 공원이외에 묘역위 임야를 개발, 공원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묘역넓혀 배우자 합장도>
이 명칭변경과 개발계획안은 국방부에서 검토가 끝나 각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올해에는 국립묘지 둘레 4·5㎞에 킹·블록식 성벽이 쌓아진다.
지난 3월1일 박정희대통령이 국립묘지를 방문, 성벽을 쌓도록 5천만원을 희사했으며 1천5백만원의 자체예산으로 담벽을 말끔히 단장하게된다.
한편 국방부는 지방별 묘지설치와 신분별로 묘역을 구분하며 안장된 자의 배우자를 동등하게 대우하는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령 개정안을 마련, 개발계획안과 더불어 각의에 상정키로했다.
전문18조 부칙으로 된 이 개정안은 국가원수의 분묘면적은 80평으로 일정하게하고 봉분의 크기도 통일하며 장성등 신분별로 묘역을 구분하고 안장된 자의 배우자도 똑같이 대우, 합장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국립묘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묘역 확장-. 42만평의 대지중 묘역면적은 7만평. 2년∼3년밖에 안장능력이 없어 국립묘지관리사무소에서는 3만명의 묘역확장안을 국방장관에게 건의했다. 3만평의 묘역이 확장되면 앞으로 20년간은 충분히 안장할 수 있다고 관리자들은 말하고있다

<참배자 3∼4배로 늘듯>
동작동 국립묘지에는 지금까지 외국원수급만해도 11개국 13명이 참배를 했다. 존슨 전미국대통령을 비롯, 뤼프케 서독대통령등.
『평일에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인원은 현재 1천여명밖에 안되는데 국립묘지가 명실공히 묘지공원으로서 개발되면 참배자가 3∼4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관리소직원은 말했다.
조국수호의 넋들이 엄숙히 잠들고있는 국립묘지. 이 묘역이 경건하고 숙연한 분위기를 간직한 묘지공원으로 개발되어 보다 참배자와 친근해질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글 양태조기자 사진 이창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