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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지구가 돼버린 오류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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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로 취임한 양탁식 서울 시장은 생활 행정 구현을 시 행정 목표로 정했다. 서울 시민의 생활이 보다 편하고 보다 알뜰히, 그리고 보다 슬기롭게 되도록 그 여건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5백만 서울 시민의 생활 여건은 상수도, 청소, 하수도, 교통, 공해 등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리 동을 알뜰히 가꾸기 위해 동민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시 당국의 계획은 어떤 것인가? 동민의 희망과 시 당국의 계획을 동 단위로 살펴본다.
경기도 소사 읍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영등포구 오류동.
4천9백48가구 2만3천19명이 살고 있는 오류동은 공업 지구로 9·2㎢나 되는 넓은 대지에 큰 공장이 착착 들어서고 있다.
공장 지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곳은 70년이란 동 설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중심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별로 발전을 못 보고 있다가 7, 8년 전부터 공업 도시 계획으로 이곳이 공업 지구로 설치되면서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서 크게 변해가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업개소의 큰 공장이 들어서 있고 인구의 약 10%가 공장 종사원들.
현재 오류동 28, 29통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4만2천 평의 영등포 기계 공업 단지가 완공되면 2, 3년 안에 완전히 공장 지대로 변할 것이라고 동장 유승직씨 (39) 는 말했다.
농촌 지대가 공장 지대로 바뀜에 따라 이곳에 시급한 문제는 식수 문제, 하수도, 그리고 도로 확장 등.
오류 지구 번영회의 권회영씨 (53)는 『하수도 시설이 안 돼 있고 전 동민들이 우물물을 먹고 있는데 큰 공장이 들어서 공장의 폐수가 우물로 스며들면 주민들의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공장 지대의 주택은 매연·개스·폐수 등 여러 가지 공해를 집중적으로 받게 마련.
26통의 김순분씨 (36)는 『이웃에 들어선 공장으로 벌써 우물물의 맛이 변했다』 면서 골목마다 전혀 안 돼 있는 하수도 시설과 상수도 시설을 시 당국이 해 줄 것을 바랐다.
번영회 이사 석보경씨 (52·의사)는 보다 시급한 문제는 교통난 해소를 위한 도로 포장이라고.
『4차선으로 돼 있는 경인구 도로가 가운데 2차선 밖에 포장이 안된데다 하수 시설이 없어 비만 오면 길이 물바다를 이루고 차가 못 다니는 실정』이라면서 『앞으로 공장이 늘어 대형차들이 다니면 이 도로의 교통은 마비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구 도로가 동 한가운데로 뚫려 있는 오류동은 경인 고속도로가 나면서부터 도로 포장이나 보수 및 하수 공사에서 소외되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의 통행료 때문에 구 도로에 밀리는 차량은 여전해, 건설 공사에서 소외만 받고 실제로는 차량 통행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오류동 7 김응호씨 (42)는 『지난 25일 서울역에 나가려고 택시를 잡았다가 길이 막혀 차시간을 놓쳤다』면서 경인구 도로지만 간선도로를 방치하는 시 당국을 원망했다.
영등포 구청은 공업 지구로 설정해 놓은 이곳에 하수 및 상수도 시설을 아직 계획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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