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 쉬운 외국제 전기 냉장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시중에 나와 있는 냉장고는 크게 국산품과 외제로 나눌 수 있다. 국산품은 5개 메이커가 생산해 낸 것으로 연 2만4천대의 최고 생산 능력을 갖고 있으나 실제 생산은 약 1만대 정도다. 국산품이라고는 하지만 부분품 총 가격의 18%가 외국제 부분품으로 조립되어 있다. 18%의 외국제 부분품은 냉장고의 기본 장치인 냉각 부분을 포함하여 5개의 부속 장치를 수입하고 있다.
냉각 부분은 콤프레서 (압축기) 이배퍼레이터 (증발기) 콘덴서 (응결기)의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국내 생산 불가능 부분품으로 냉장고의 가장 중요한 부속이 외국제로 쓰여지는 셈이다.
시판되는 외국산 냉장고는 PX 유출품이나 외국 여행자의 손에서 나온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거의 폐품화된 잉여 물자로 불하된 것, 또는 암시장에서 조립된 가짜 외제라고 당국자는 말한다. 냉장고는 정식 수입이 되고 있지 못하므로 구매자가 외제를 구입할 때는 위험이 따른다.
가격면에서는 국산품이 약간 싼 편이지만 외제는 대체로 규격이 크고 외제라는 상표 때문에 국산보다는 좀 비싸다. 국산품으로 가장 비싼 것은 2백90ℓ크기의 냉장고로 22만원 정도. 이에 비해 3백10ℓ짜리 제너럴·일렉트릭제는 30여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미제보다 5∼6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는 이탈리아제 냉장고는 3년 전인 67년 네거티브·시스팀 채택으로 2개월간 냉장고 수입이 개방되었을 때 들여온 것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제 냉장고는 3년 이상 사용한 구품으로 볼 수 있다.
국산 냉장고는 1백40ℓ이하가 10만원∼12만원 정도, 1백60ℓ짜리는 16만원, 그 이상은 크기에 따라 20여만원짜리까지 나와 있다. 이중 1백20ℓ에서 1백60ℓ짜리가 가정용으로 많이 나가고 있다. 금년에는 국산 투·도어 냉장고가 생산될 예정인데 가격은 약 25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 나라에 보급되어 있는 냉장고는 약 5만4천대 정도. 66년 금성사가 국산 냉장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냉장고의 대량 보급의 기미가 보였지만 대중화되기에는 가격이 너무나 엄청난 것이었다.
국산 냉장고의 비싼 가격은 65%의 물품세와 비합리적인 생산 과정의 결함이 큰 원인이다. 일본의 경우 냉장고에 대한 물품세는 15%에 불과하나 우리 나라에서는 냉장고를 사치품으로 규정하고는 사치품 가운데서도 높은율의 물품세를 냉장고에 부과하는 실정이다.
냉장고를 구입할 때 주의할 점은 외국제를 살 경우 사용 연수나 제품의 확실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 특히 냉동 개스가 새지 않는가, 또는 냉장고 내부의 미미한 부속에 결함이 없는가를 가려야된다.
그러나 구입자가 손쉽게 가려낼 수 없는 문제이므로 외제를 살 때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국산품에는 제품 검사에 합격한 증서가 붙어 있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냉장고 사용에는 구입만큼이나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전압을 알맞게 조절한다든가 예민한 이배퍼레이터 (냉장고 윗부분의 얼음 어는 곳)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다룬다든가 하는 사용상의 주의도 알아둬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