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2)「얌체공해」<박추규(공해협회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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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해야말로 고도성장의 부산물로서 선진국에 있어서는 이미 크나큰 사회문제, 정치문제로 대두되어 골치를 앓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점차 그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즉 계속되는 경제개발정책에 따른 산업의 부흥과 인구의 도시 집중으로 도시공해란 현실을 자아내어 공해방지사업의 긴박성을 강요하고 있다. 경제개발이나, 증진·건설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복지사회 구현에 있다고 생각되며 맑은 공기와 물, 조용한 생활환경 등 쾌적하며 편의한 생활조건이야말로 바람직한 사회환경 조성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사회개발정책의 주목적인 것이다.
요사이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또 하나의 반갑지 않은 사치성 「냉방공해」 가 등장하여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남이야 어찌되든 자기만 편리하면 상관없다는 식으로 소위 에어컨이란 문명의 이기를 애용하고 있으며 그 뒷구멍에 나오는 무덥고 오탁한 공기를 통행인, 그리고 다른 집(방)에 마구 내뿜어 대고 있다. 이거야말로 하늘보고 침뱉기 격, 얌체족속들의 자기위주의 부도덕적인 사상이 자아낸 무식한 소치임에 틀림없다. 「냉방공해」를 발생하는 자들은 그들이 내뿜는 더럽고 무더운 공기를 그들의 아들딸들이 마시고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여 촌각을 다투어 배기통을 높여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서둘러야만 하겠다. 우리는 산업부흥이나 건설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타인의 인권과 인명을 존중하는 사상의 부흥이 앞서야 할 것으로 믿어진다. 공해발생원인 기업인은 공해방지를 위한 투자에 인색지 말 것이며 정부나 정치인들은 공해추방이란 시대적 요구에 적극 호응하여 과감한 시책을 수립 실천해야할 때이다. 일반시민들도 공해추방이란 사회문제를 지닌 보건개혁운동에 자진 참여하여 우리들의 기본권리를 되찾고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금수강산과 그리고 정다운 인정을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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