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동남아거점분쇄·지원장애 제거 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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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8일 자카르타에서 극적인 합의에 도달한 한국과 캄보디아간의 관계정상화는 과거의 영사관계가 아닌 대사급 정무외교관계라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국과 캄보디아의 관계는 지난 66년 단절됐었다. 두 나라 외상간에 합의된 관계개선은 두 가지의 큰 의미를 갖는다.
첫째 60년대 중반부터 북괴의 동남아시아외교활동에 있어서 전초기지역할을 해왔던 프놈펜에서 북괴대사관을 축출하고 대동남아외교상 유리한 발판을 우리가 구축하게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수년동안 북괴는 프놈펜을 거점 삼아 한국의 대 동남아시아 중립국외교를 방해해왔고 캄보디아를 앞세워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회의에서 사사건건 한국을 곤경에 몰아 넣으려 했다.
정부는 동남아시아중립국외교의 필요성에서 지난 62년7월 프놈펜에 총영사관을 개설했다.
그후 재일 교포 출신의 북괴권투선수 김귀하씨의 정치망명이 시아누크 정부의 비 협조로 좌절되자 66년11월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따라서 만 3년 반만에 정상을 회복한 양국관계는 한국의 동남아 중립외교에 적절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양국간의 외교관계합의는 한국의 캄보디아 사태개입에 길을 터놓았고 정부가 그동안 고려해왔던 지원을 실현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 틀림없다.
두 나라 외상은 18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캄보디아 지원문제에는 전연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지원문제와 관련하여 수교문제에 더 많은 외교노력을 기울였던 사실에 비추어보면 곧 어떤 형태의 지원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은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업저버들도 우선 의료구호·난민구호를 위한 비군사적 지원이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이제 양국간의 관계개선은 론·놀 정권의 장래와 직결되는 것이며 한국은 앞으로 캄보디아사태에 깊숙이 코미트 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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