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의 근본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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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물은 생활에 필요한 것이라기 보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버스나 전기가 없는 곳에는 생존할 수 있어도 물 없는 곳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 물은 그만큼 인간의 존명을 위해 필수적이다.
요즈음 서울시내의 물 사정이 악화됨으로써 물의 필요성은 더 한층 절실한 느낌이 있다. 물 기근으로 지금서울시내에는 격일제 또는 3격일제로 급수키로 한 곳도 있다는 것이다. 며칠씩 물 한방울 안 나오는 곳도 있다는 것은 정말로 참기 어려운 것이다. 고층건물이 즐비하고 자동차의 홍수가 이루어져 서울시도 제법 근대도시의 면모를 갖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악화되고 있는 물 사정이 쉽게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근대도시로서의 서울의 수치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물 사정이 악화된 이유로서는 우선 강우량이 척은 탓도 있다. 시설문제로서 시공된 후 20년, 30년이 경과된 노후급 수관으로 말미암은 누수 율의 과다라든가 (40%상회), 수원지의 협소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유여하간에 물 사정의 악화는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며, 어쨌든 근본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당면해서 서울시는 이를 위해 수도 요금을 인상하여 수원지의 확장과 노후급 수관의 대체를 계획하고 있는 듯 하다. 즉 서울시는 수도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마련하여 그것을 이달 안으로 확정하여 오는 7월부터 질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가 성안한 인상안은 ①영업 1, 2종 목욕탕과 지수용 공업용의 물 값을 1백% 올리는 방안과 ②가정용 물 값도 함께 올리는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요금 인상방안이 어떻게 낙착될 것인지는 좀더 두고보아야 할 일이지만 물 사정의 악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자금조달의 일환으로 요금을 인상한다면 그것은 불가피적인 것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수도가 메말라 물 한 지게에 몇 십원씩 주고 사다 먹거나 아침저녁으로 몇 미터씩 떨어진 곳에서 물을 얻어먹어야 할 고역을 치르기보다는 차라리 돈을 더 내고 콸콸 나오는 수도를 바라게 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수도 요금의 인상만으로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요금인상으로 연간 10억원을 더 거둬봤자 수원지 시설확장은 겨우 10만t 내외가 되어 절대수요량을 훨씬 하회하는 것이다. 지금의 실제 수도생산 시설용량은 85만3천t이며 수요량은 약2백만t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수원지확장사업을 위해서는 수백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며, 수도요금 인상으로 그것이 해결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물 값 인상은 오히려 다른 물가에 대한 자극을 줄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수도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수도 요금의 인상이라는 것을 고려해 볼만한 것이지만 그와 아울러 서울시의 일반회계 예산이나 정부의 예산 뒷받침이 있어야할 것이다. 또한 현 시설의 총 점검을 실시하여 불필요한 인원의 정리, 기존시설의 능률화에서의 충실 등을 기하여 수익성 을 높일 것도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아뭏든 우리는 악화된 수도사정의 해결을 위한 근본대책이 시급히 이루어 질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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