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사」부각|자카르타 회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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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자카르타 회의가 중립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제창으로 열리게 됐지만 실질적으로는 교전 상대방인 월맹과 초청된 일부 공산국들이 불참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올 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견해가 많다.
또 참가국들의 입장이 다양하고 캄보디아가 중립국이라는 사정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회의 성격자체도 불투명한 점이 있다.
최규하 외무부장관은 캄보디아가 월맹·베트콩 등 외부의 간섭 없이 자유로운 처지에서 자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참가국들의 의견이 집약되기 바란다』는 신중한 태도를 표시했다.
참가국들의 입장을 보면 이미 캄보디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선 월남·태국 등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은 캄보디아 사태가 그들의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지원을 촉구할 것이 예상된다.
이 회의를 제창했던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미 캄보디아에 무기·탄약 등을 원조했고 파병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라오스 등도 태국이나 한국측 입장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당초부터 회의참석을 주저했던 일본 정부는 좌등 수상의 발언과 같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캄보디아에 비군사적인 원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애지 외상은 출발에 앞서 『일본정부의 평화안이 관철되지 않을 때는 퇴장도 불사한다』고 나서고있어 캄보디아의 군원요청이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갈지 주목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수석 대표인 라자크 부수상을 통해 ①강대국들의 참석에 의한 회의확대 ②캄보디아의 중립보장 ③외군철수 ④적대행위 중지 등 주로 화평안을 들고나올 것이 예상된다.
각국의 입장으로 보아 캄보디아 사태 해결을 위해 이번 외상 회의가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낳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방안이 어느 정도 논의될 것은 짐작된다.
따라서 적어도 비군사적 지원 즉 의료구호·난민구호정도의 지원에는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①캄보디아의 독립·주권·영토 및 중립의 보장 ②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③제네바 협정에 따라 설치된 국제감시위원단(ICC)활동 재개 등이 주로 토의될 것으로 보인다.【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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