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사태와 공산측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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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18「캄보디아」정변, 5·1「캄보디아」영에 대한 미-월 연합군의 진격, 5월1일과 2일에 걸친 미군기의 월맹 폭격등에 대한 공산측 반응은 비록 상투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날카로이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최근의「캄보디아」사태와 연관해서 공산측의 움직임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를 간파 할 수 있는 단서가 될 뿐 아니라, 앞으로의 사태발전에 대해 자유진영측의 효과 있는 대비책을 구상하는데 있어서도 극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주목해야할 사실은「캄보디아」사태가 격화됨에 따라「아시아」공산세력이 연합전선을 형성한 흔적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지난 24일과 25일의 이른바 인지좌파 4수뇌(월맹·「베트콩」·「파테트라오」·「시아누크」) 회의에서 공동투쟁을 다짐한 것을 비롯해서 중공 및 북괴가 이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보겠다.
특히 중공의 경우를 보면, 3·18「캄보디아」정변이후「시아누크」망명정권을 중공에 들것을 허용했는가하면,「시아누크」의 3·18「5항목성명」(①현 정권규탄 ②광범한 계층의 단결 ③민족연합 정부결성 ④「민족해방군」결성 ⑤공동투쟁)을 재빨리 지지했고 전기한 인지좌파 4수뇌회의까지도 주재자격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소련의 움직임을 보면, 지난 4일「알렉세이·코시긴」수상은 그의 취임후 처음으로 가진 서방측 기자와의 회견에서 미-월 연합군의 월경작전을 격렬히 비난하고 대 월맹군사원조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소련과 중공은 인지좌파를 지원하는데 있어, 물론 제각기 그 속셈을 달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지좌파로 볼 때는 어쨌든 두 곳에서 강화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만은 어김없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이로써 동남아 정세는 최근의「캄보디아」사태를 계기로 북방의 공산측 연합전선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명백히 간취해야 할 것은 이미 과거에도 그랬지만「캄보디아」나「라오스」, 월남할 것 없이, 그것이 결코 내전이 아니라는 점이며, 외부에서 연합된 공산세력으로 말미암아 도발된 전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캄보디아」사태에 대한 관계국의 대응책은 자명한 것이 있다고 보겠다. 「캄보디아」의 신정권은 미국에 대해 군사지원을 요청하기에 앞서 3월22일 국제감시위원단(ICC)의 파견을 요청한바 있고, 3월30일에는「유엔」안보이사회의 개입을 요청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공산측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었다. 또한 불란서는 4월1일, 미국은 4월8일,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으나 공산측은 그것마저 거부하고 말았던 것이다.「캄보디아」가 미국에 대해서 군사지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미국이 마침내 군대를 진주시킨 배경에는 전기한 바와 같은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 관계국들은 미-월의「캄보디아」지원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그 태도를 적극 지지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16일과 17일에 개최예정인「인도네시아」주동하의「아시아」-태평양 회의를 중대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의는 공산측이 그 참가를 거부한채 개최되는 것이지만, 그것은 미리 예상된 바라할 것이다. 적어도 이 회의에서는 동남아 사태에 대한 관계국의 공동 대처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 회의에 참가할 것을 결정한바 있지만, 동남아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물론 한국사태와도 연관해서 관계국과의 이해와 유대를 강화하는 가운데 그 지원과 협조를 확보함으로써 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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