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뿐인군대 캄보디아군「론·놀」정부군의 전투력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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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론·놀」정부의 군사원조요청에 대해서「닉슨」미국대통령은 미지상군의「캄」영 진격명령으로 응답했다. 「캄보디아」정부군만으로는「론·놀」정권의 붕괴를 도저히 막을수 없기 때문이었다. 정변 한달반만에 공산군은 「메콩」강 이동지역등 전국의 약 3분의1을 석권했다. 「프놈펜」에서 불과 32㎞ 떨어진 「사앙」이 4일동안 「베트콩」수중에 떨어졌었고 17개성 가운데 3개가 이미 함락, 5개성의 반을 빼앗기고 있다. 「시아누크빌」항과 프놈펜을 잇는 철도는 세곳이나 두절되고 공산군은「코끼리산」을 점령, 톤레삽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상태가 지속하는 한「론·놀」정권은 틀림없이 붕괴된다고 보았다. 심지어 공산군은 총을 쏘는 것은 고사하고 눈만 부릅뜨고 슬슬 걸어 들어와도 손쉽게 한 지역을 점령할 정도라고 한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공산군의 전략전술을 여기선「팔꿈치」전략이라고 부른다. 국경선에 연한 기지에서 자유자재로 출몰하며 지상포격과 공중폭격을 피하려는 전술이다. 여기대해 정부군의 작전은 후퇴전술인 것 같다. 공산군의 대규모 공격이 없는데도 일부러 후퇴하거나 상대방에 점령당한 지역을 굳이 서둘러 탈환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우기에 접어들면 공산군의 진지인「메콩」이동이 호수에 잠겨버린다는 천우신조만 기다리는 형편이다.
사실상「캄보디아」정부군의 전투능력이 형편없이 미미하다는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극소수의 장교와 직업하사관들이「프랑스」군과 함께 월맹과 싸운 경력을 가졌을 뿐, 3만7천5백명의「캄」군은 거의가 총한번 제대로 쏘아본 적이 없다. 훈련과 장비도 볼품이 없다. 54년과 62년의 「제네바」협상후에 2백명의 프랑스 군사고문단이 설치되어「캄보디아」군을 훈련했다지만, 전문가들이 평하기로는 그것이 도로에 불과했다는 것이다.「게릴라」전에 맞는 훈련이 아니라 재래식 정규전만을 배웠기 때문에「베트콩」을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장비만해도 지난 4월말 월남이 미군의 승인하에 공산군으로부터 빼앗은 소총을 공급했지만 큰 효과가 없을 것이다.
여기에 탄약이 부족해서 동이날 지경이다. 공산권, 특히 중공이「베트콩」에 보내려던 탄약이 아직 남아 있을 뿐이고「시아누쿠빌」에「체코」가 세워줬다는 탄약공장은 수동식 선반을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소련·미국·중공·프랑스·영국·「벨기에」제의 각종 장비가 뒤범벅 되어 훈련이나 사용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전투가 본격화하면 우선 야포와 박격포가 제일 필요하게 되는데 포탄이 너무 노후품이라 쓸모가 없을 것이다. 이번에 공급된 미국제 105㎜ 곡사포에다 52년에 만든 포탄을 사용했으니 알만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1백대인데 그 중에 비행가능한 것은 불과 수대뿐이고 특히 전투용으로는 5, 6대의「미그」17기만이 행세를 한다. 약 6대정도의 미제 T-28전투기가「로키트」포와 기관포를 장비하고 있지만 조종사들의 조준훈련이 미약하다. 「헬리콥터」도 현재의「프랑스」제「알루에트」기로서는 부대의 수송력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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