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알고 탑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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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지난 14일 경유차 환경위원회가 2005년부터 경유승용차의 판매를 허용한다는 합의안을 내놓은 뒤 경유차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2006년까지 경유값을 휘발유값의 85%(현재 56%)까지 끌어 올려도 경유가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엔진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면서 휘발유엔진보다 연비가 10% 높은 경유엔진도 개발됐다.

그러나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무작정 경유차를 구입하면 후회할 수도 있다. 휘발유차에 비해 순발력과 승차감, 주행 정숙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유차의 특성을 잘모르면 낭패를 하기 십상이다.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경유승합차 불만사항 중 '주행 중 시동이 꺼지고 시동이 걸리지 않는 현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주요 원인으로 소보원은 '경유에 물이 함유됐기 때문'(52.9%)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경유 불량'(27.9%),'경유에 이물질 혼입'(16.2%)의 순이었다.

특히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경유차 시동이 종종 꺼지고 걸리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것은 추위에 약한 경유엔진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연료가 실린더 내에서 점화장치(플러그)에 의해 폭발하는 휘발유엔진과 달리 경유엔진은 점화장치 없이 고온고압의 경유가 그대로 실린더에 공급된다.

경유는 연료탱크에서 경유필터를 거쳐 연료 분사장치로 보내지는데 경유에 함유된 수분과 기온차로 생긴 증기가 필터에 얼어 붙어 연료전달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경유승용차를 몰 경우 경유필터를 교환주기에 바꿔주거나 청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연료탱크 내부에 응축현상으로 수분 발생이 많아질 경우 수시로 연료필터 밑의 배출 코크를 열어 물과 이물질을 빼내줘야 한다. 부동액과 엔진오일의 상태도 휘발유차보다 자주 점검해야 한다.

시동을 걸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계기판의 예열 표시등이 꺼진 뒤 시동을 걸어야 한다. 1차 시동이 되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연속적으로 시동을 걸지 말고 약 10초 후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정비조합 정병걸 이사장은 "경유차의 경우 연료탱크의 3분의 1 이상을 항상 채워둬야 기온차로 발생한 수분이 동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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