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유토피아가 아닌 정보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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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동안 멀지 않은 미래에 정보사회가 실현될 것이라고 자주 말해져 왔다. 그 미래의 정보사회가 단기간에 인공적으로 실현된 곳이 엑스포70회장. 물론 이 급조 인공정보사회의 주역은 앞서 나온바 있는 컴퓨터다. 이번 엑스포70회장은 대형 컴퓨터(주로 일본일립제) 4대를 중심으로 한 세계최초의 대규모적인 데이터통신 시스팀에 의해 관리,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스팀에 의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신속 정확히 실시되고 있다.
①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입장자와 주차장의 상태를 리얼·타임(즉시)으로 파악하여 그 정보를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제공해준다.
②회장 안에서 발생하는 미아·미성인(지금까지는 미성인이 미아보다 많다)·유실물을 신속히 등록하여 문의가 있으면 당장 알려준다.
③회장 안에서 가족이나 친지들이 떨어지게 됐을 때는 전자게시판에 의해 대기하도록 안내해준다.
④전시나 흥행 등 각종행사의 전 회기 중의 기록을 자기디스크·파일에 수용하여 협회실무나 출전자·관람자에게 편의를 제공해준다.
⑤협회각부문과 출전자에 대해 신속 정확한 메시지의 전달과 교환이 가능.
이와 같이 데이터수집, 처리 따위가 일원적으로 이루어지게 돼있고 회장 실무당국과 각 퍼빌리언이나 기타현장에 이르기까지 동 시스팀을 활용하도록 돼있다. 말하자면 미래도시에 있어서의 경영정보 시스팀을 여기에서 보는 셈. 그리고 이와 같은 데이터통신을 효과적으로 운행시키기 위해 광(빔) 검출기(입구·미술관·테마 전시관), 루프·코일 검출기(주차장), 버튼식 다이얼전화기와 버튼식 카드·다이얼전화기(장내각소), 주차장 유도 표지판(주차장 주변도로), 종합표지판(본부), 장내지도 안내판(장내각소), 키보드·프린터(본부·각 전시관), CRT단말장치(본부 전화안내소) 등이다.
이러한 데이터통신에 의해 정보가 대량으로 전달되고 있는 점에서 엑스포70회장을 정보사회의 첫 모델로 보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최국인 일본서 엑스포70회장을 세계최초의 정보사회의 실험극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시덥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전문가가 외국인에게 더러 있다.
그들 냉담파가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의견은 엑스포70회장이 정보사회의 모델이라면 왜 그리 관객으로 혼잡하냐는 것이다.
정보사회라면 마땅히 정보의 전달, 수신을 적절히 하여 누구나 기다리지 않고 보고싶은 것을 보게 해줘야하지 않느냐는 것이 그들의 비판적 의견이다.
아뭏든 가정의 거실 겸 사무실(상요관) 등 미래의 정보사회를 내다보게 해주는 전시물도 여기저기서 산견할 수 있다. 문제는 정보의 홍수, 범람이 있는 미래사회가 인류에게 유토피아가 될 것이냐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회의의 뜻을 표하는 사람도 적지는 않다. [대판=이종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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