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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값비싼 호텔요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여행중인 사람은 누구나 제집처럼 아늑하고 안락한 잠자리를 원하고, 입에 맞는 음식과 보다 친절한 서비스를 바라게 마련. 바로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해결 되어야하는 곳이 호텔이다. 관광진흥을 위해 나라마다 관광호텔제도를 장려하고 있다. 불란서는 관광호텔을 4등급으로 나누어 등급에 따라 별 표시를 한다. 딜럭스호텔은 별 표가4개. 자유중국은 국제관광호텔과 관광호텔로 구분돼있다. 한국에도 3월말 현재 관광사업 진흥법에 따라 허가된 관광호텔이 56개소나 있다. 객실3천3백33개에 6천3백2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71년까지는 10개의 관광호텔이 증설될 예정으로 관광의 붐을 따라 호텔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관광호텔의 시설이나 음식·서비스는 아직도 모자라는 점이 많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YMCA호텔지배인 오문환씨(36)는 『외국인들로부터 숙박요금과 음식값이 비싸다는 불평을 흔히 듣는다』고했다. 국제기준에 비해 기본객실요금도 비싼편 이라는 것. 교통부 관광당국이 작년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기본 객실료는 8·12달러(세금 0.74달러)로 중국 6·82달러, 향항 7·39달러(세금 0·13달러), 일본 6·97달러(세금 0.26달러) 등 동아시아지역에서도 비교적 비싼편에 속한다.
국제관광공사이사 서명석씨는 이 같은 국내관광호텔의 실태를 두고 『자본의 영세성과 경영주의 경영방식이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우리 나라 호텔은 객실보다 대여사무실이 많아 관광호텔이 분위기로서는 소란하고 번잡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로스앤젤레스의 이스트·웨스트·호텔은 특색 있는 내부장식으로 향수에 젖은 동양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창호지를 바른 나무문틀과 재래식 욕탕시설은 동양인들에게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양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끌고있다는 것. 우리 나라의 S호텔시설이 좋은 예라고 했다. 도자기 등 골동품과 실내장식은 서양인에게 동양의 신비롭고 조용한 분위기를 맛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의 음식개량도 급하다. 레스토랑의 양식·화식·심지어는 중화요리까지도 본토박이, 입맛에는 거리가 먼 것. 조선호텔이 문을 열면서 구내레스토랑의 비프스테이크에 쓰일 쇠고기를 수입하려다 말썽이 된 일이 있다. 질기고 맛없는 쇠고기로서는 입에 맞는 요리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음식맛 때문에 조선호텔은 관광호텔로서는 처음으로 독일인 쿡을 고용하여 프랑스요리를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호텔들이 음식맛이 짜고 맵다고 불평한다. 각 나라 사람의 미각의 차이 때문이다.
종로호텔 쿡 김대호씨는 우리 나라에서는 비프를 구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하면서 빈약한 재료로는 구미에 맞는 음식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면허를 가진 서양조리사는 전국에 5백59명, 무면허 취업자가 3백92명이다. 71년까지 보충되어야할 조리사는 5백87명.
이들 조리사의 20%가 해방전 일본인으로부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웠고 79%가 미군기관이나 가정부로 일하면서 배웠으며 구미의 요리전문학교를 나온 사람은 겨우 1%에 불과하다.
경부고속도로가 완전개통 되면 자동차 여행자를 위한 모텔시설도 시급한 문제가 될 것이며 청소년의 여행을 위한 유드·호스텔설치도 큰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아울러 날로 심해 가는 교통난은 관광객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우도 호텔 앞 택시타는 곳은 항상 붐비고 있어 예의 있는 외국인은 얌체족에 눌려 택시 잡을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다.
56개 관광호텔 가운데 전용승용차를 두고 있는 곳은 24개소에 지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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