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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남편을 불러들이는 「스웨덴」의 저녁 식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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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래 전부터 매주 토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가지도록 권유하는 운동까지 펴고 있지만,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집으로 곧장 퇴근하는 아버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 남성 중심적인 생활과 사회 사회구조 때문도 있겠지만 부인과 아이들이 기다리는 태도에도 반성할 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체조와 국민 보건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주부들은 어떤 식사준비와 「매너」로 단란한 저녁시간을 마련하고 있을까. 전 「스웨덴」 방송국 「프로듀서」였고 지금은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일본에 살고있는 「규드란·시그반」 여사는 「스웨덴」의 주부와 저녁식사에 대한 얘기를 일본의 부인지 「미세스」에 소개하고 있다.
나라마다 생활풍속이 다르고 생활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기본태도와 마음가짐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다음은 「시그반」 여사가 말하는 「스웨덴」 주부의 식사준비. 「스웨덴」의 주부들은 식모나 가정부를 두지 않고 모든 가사를 혼자서 맡고 있다. 저녁식사는 6시에서 8시 사이,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식사시간이다.
아이들은 학교 숙제를 다 하고 어머니는 식사준비를 마친 뒤 남편과 아버지의 귀가를 기다린다.
식탁에는 밝은색 「테이블·클로스」와 거기에 맞는 「내프킨」을 놓는다. 식탁 위에는 언제나 꽃과 촛불을 장식한다. 이 두 가지가 언제나 가족을 즐겁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매일 쓰는 식기는 아름다운 무늬가 놓인 것이나 흰 것을 준비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아이들은 손을 씻고 식당에 들어가되 온 가족이 모이기전에는 자리에 앉지 않는다. 먼저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바라보는 자리에 앉은 다음 아이들이 따라서 앉는다.
가족이 다 같이 식탁에 앉으면 어머니는 다시 일어나 음식을 날라 식탁에 놓는다.
대개 식탁용으로 만들어진 남비 등의 큰 그릇들이다. 어머니가 먼저 음식을 자기 접시에 덜어 담는다. 어린 딸아이는 아버지가 음식을 덜어 갈 때까지 기다린다. 물론 남자아이는 맨 나중이다. 딸아이도 자라서 소위 「레디」가 되면 아버지보다도 먼저 음식을 떠 갈 수 있다.
어머니가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까지 아무도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다. 대개 식사하는 동안에 가족들은 하루에 있었던 일을 서로 얘기한다. 그리고 부모들은 이 시간에 아이들에게 식사 「매너」를 일러준다. 예를 들어 『똑바로 앉고, 식탁에 팔꿈치를 대지 말라』『「나이프」는 자르는 데만 이용하고 입에 대지 말라』『음식을 입으로 가져가야지 머리를 음식 쪽으로 숙이면 안 된다』『소리내어 먹지 말고, 음식을 입에 문 채 말하지 말라』는 등 아이들은 식사가 끝나면 손을 무릎 위나 식탁 위에 가볍게 얹고 기다리다가 어른들이 일어날 때 함께 일어난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빈 그릇을 부엌으로 옮긴다.
식사 뒤 설거지는 대개 그릇 씻는 기계가 있으니까 쉽게 끝난다. 식사 후에 아이들은 모두 제방으로 가고 부부만이 거실에서 「코피」를 마신다. 일요일이나 명절에는 평소보다 좀더 색다른 음식을 준비하고 가족 전원이 단정한 복장으로 식사하며 시간도 길게 잡는다.
「스웨덴」의 주부들은 자기 손으로 자기 가정에 특색을 나타낼 수 있는 음식 만들기를 즐긴다. 식탁에 필요한 것은 거의 완성된 것으로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기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크리스머스」 요리는 전부 집에서 만들고 평소에도 「과자」와 빵은 집에서 굽는다.
이처럼 식생활에서 즐거움을 찾는 「스웨덴」에서는 집을 지을 때 식당의 위치나 설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필요에 따라 크고 작아지는 원형이나 사각형의 중후한 식탁과 의자, 벽에 기대놓는 예비의자 등 대대로 물려받은 옛날 가구가 식당에 자리잡는다. 천장에는 아름답게 장식한 「샹들리에」를 늘어뜨려 식탁 중간을 비치게 한다. 식기류는 대개 두벌씩 준비해서 한 벌은 평소에 쓰고 한 벌은 일요일이나 축제일에 이용한다. 「스푼」과 「포크」 등은 은제를 많이 쓰는데 「스웨덴」 주부들은 이 은제 식기 닦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하루걸러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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