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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맞서 '손가위' 띄운 새누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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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을지로’에 맞설 ‘손가위’. 새누리당이 13일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약칭 ‘손가위’다. 1990년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가위손’을 연상시킨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참모였던 안종범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손가위는 민생현장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서민과 중소기업을 아프게 하는 손톱 밑 가시를 뽑아드리고, 민생에 엉켜 있는 매듭을 싹둑 잘라내는 손가위 역할을 하는 특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가위라는 작명은 민주당의 히트 상품인 ‘을지로위원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민주당은 사회적으로 ‘갑을(甲乙)’ 논란이 확산되자 신속히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가지 서민대책 입법을 성사시켰다. ‘을지로’란 ‘을을 지키기 위한 로(law·법)’ 또는 ‘을을 지키기 위한 로(路·길)’ 등으로 풀이된다. 손가위나 을지로나 역할은 판박이지만 이름은 다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을지로’나 ‘손가위’처럼 메시지의 침투력을 높이기 위해 튀는 약어(略語)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공모전의 이름을 ‘청년공책’이라고 붙였다. ‘청년이 만드는 공감정책’이란 뜻이다. 민주당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봉봉세’(봉급자를 봉으로 아는 세금)라고 비판하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길치 정치’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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