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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제 출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울시는 4월1일부터「러쉬아워」의 교통난을 완화하는 방편으로 또 다시 시차제 출근방식을 채택키로 했다고 공표했다.
남학생은 아침 6시부터 7시사이, 여학생은 6시30분부터 7시30분 사이, 그리고 공무원과 일반 회사원은 8시부터 9시사이에 출근토록 하며, 또 차량의 회차율을 높이기 위해 운행시간과 거리를 단축시키며,「러쉬아워」에는 승차정원도 늘려준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러한 대책으로 어느 정도의 교통난은 완화될 수 있겠으나 절대적인 수요에 대한 수송능력의 부족으로 야기되는 교통난을 그런 지엽적인 방식으로 완화한다고 해서 문제가 근본적으로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시차제 출근제도는 이를테면 이미 시험필의 방식으로, 기왕에도 공보다는 더 많은 폐단을 일으켜 왔던 것인데 이제 다시 그것을 부활시키려는 것은 현명한 일이 못될 것이다.
우선 시차제 출근은 교통난의 야간의 완화 대신, 모든 가정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시민의 편익을 희생시키는 것이라 할 것이다. 주부는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시차제 출근에 따라서 아침 식사를 몇차례씩이나 마련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며, 때문에 조용하고 명랑해야 할 가정의 아침 분위기를 소란과 번잡으로 불쾌하게 만들 것이 필연적이다.
이러한 불쾌와 불편은 결코「러쉬아워」의 혼잡보다 시민에게 큰 이익을 준다할 수 없을 것이므로 진정으로 시민이 원하는 바가 아님을 시 당국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서울시가 마련한 교통대책대로 한다하더라도「러쉬아워」에 수송할 수 있는 인원은 1백32만명에 불과하여 출근인원 1백49만명을 전원 수송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우기 운행거리와 시간을 단축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실정으로 그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시차제 출근으로도 수송되지 않는 잔여 인원이 너무나 많다는 점을 시당국은 외면해서는 안될 줄 안다.
이와같이 서울 시내 교통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면 대중교통 수단의 주축이라 할「버스」를 대폭적으로 늘리는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러쉬아워」의 혼잡을 막을 길이 없는 것이며, 때문에 잔재주를 피울 것이 아니라,「버스」증거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우선「버스」업을 근본적으로 기업화하여 사업성을 부여하는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현재의 운행「버스」는 지입제로 되어 있어「버스」1대내지 2대를 가진 차주가 전체의 80% 수준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버스」업의 현황을 가지고서는 아무리 「버스」요금을 올려 주어도「버스」업이 기업화·대형화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버스」업의 법인화를 실질적으로 기하기 위해 필요 최저 자본금을 가령 2억원이상으로 하여 지입제를 없애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버스」요금의 현실화와 조세의 감면, 그리고「버스」구입가격의 저렴화를 위한 관세 물품세의 재조정등 일련의 기업성 보장을 위한 경영조건 개선책을 강구해 주어야 할 것이다. 「버스」의 기업성을 무시하는 세제와 요금 등 때문에 「버스」 증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공해차량이 마음대로 횡포를 부려도 교통난 때문에 이를 과감하게 폐차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허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서울 시내 교통문제는「버스」증차없이 해소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증차를 가로막는 일거에 요소를 제거하여「버스」업으로 하여금 대형화·기업화하도록 조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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