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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32호로 지정된「곡성 돌실나이」와 김점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주 문화재 위원회는 전남 곡성군 석곡면 죽산리에 사는 한 농부의 아내인 김점순씨(55)를 무형문화재의 기능보유자로 지정키로 결정했다. 김씨가 갖고 있는 남다른 기술이란 삼베 짜는 일. 시골 부녀자이면 길쌈 못하는 이가 있으랴만 김씨는 그 중에서 발탁되어 무형문화재 32호『곡성의 돌실나이』의 우수한 기능자로서 그 솜씨를 국가에서 보호하게 된 것이다.
『곡성 돌실나이』 란 「돌실」 즉 석곡 지역에서 짜내는 직물이란 뜻. 이 돌실의 생산품은 예로부터 삼베가 유명하기 때문에 그 일대에서 가장 노련하게 베 짜는 여성으로서 김씨가 뽑힌 것이다.
길쌈 잘하는 농촌여성으로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되기는 이번이 세 번 째.
충남의『한산 모시짜기』(제14호)에 문정옥씨, 전남에서 나는 고운 무명인『나주 샛골 나이』(제28호)엔 김만애씨가 각각 지정되었는데, 이들이 모시와 무명임에 반하여 곡성의 김씨는 삼베로 지정된 것이다.
이 길쌈에 대하여 조사한 동덕여대 석주선 교수는 「돌실나이」를 굳이 택해 지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베짜는 기능은 어느 공장엘 가나 똑같은 수법이지만 그중에서도 곡성은 비교적 옛 수법대로 직조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또 삼베폭도 35cm 밖에 안되며 한필의 길이도 40자를 채우지 않는다.』
안동의 세포와 동복 및 의령의 마포가 널리 알러져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개량포이거나 혹은 원형이 이미 흔들려 있다는 것. 한마디로 시세에 따라 순수성을 잃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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