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창경원에 봄단장 한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창경원은 봄 채비가 한창이다. 4월15일을 전후해서 벚꽃이 피리라는 꽃 소식과 함께 겨우내 온실에 갇혔던 동물가족을 위한 봄치장, 찾아들 봄놀이 고객을 맞을 각가지 단장에 일손이 바쁘다
창경원측은 올해 봄치장 비용으로 7백만원을 계상하고 있다.
봄놀이 시민을 맞기 위한 시설로 1억개의 [벤치]를 새로 놓고 현[벤치]를 손질하고, 고궁의 풍치를 살리기 위해서 [비치·파라솔]을 모두 없애고 있다.
수세식 변소 4개소를 꾸며 하루 평균 1만명으로 예상되는 상춘객의 불편을 덜어줄 계획.
매표 부정을 없애기 위해 TV[카메라]를 달아 밀리는 입장객의 정리를 지령실에서 지휘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물감물통을 마련하여 한번쓴 표는 이 물통에 버려 두번 쓰는 부정을 막기로 했다.
또 창경원 전역에서 저음 방송망을 설치, 음악·미아·공지사항을 알려 불편을 덜어 줄 예정으로 지금까지 있던 20개의 [라우드·스피커]의 소음이 사라지게 된다.
이와함께 공중에 걸린 전기줄을 모두 지하에 묻는다고.
수돗물이 갑자기 끊기는 것에 대비하여 깨끗한 물통 50개를 곳곳에 마련하고 이동파출소 3개소를 두어 폭행·도둑·풍기사범등을 철저히 막는다.
동물원에선 지금 백곰의 집과 [풀]장의 손질이 한창인데 늘 헤엄부족인 백곰을 힘껏 헤엄치게 해주고 꽃사슴 집 울타리에 새로이 철망을 둘렀다.
올 봄에는 또 새로운 동물이 들어온다. 가장 키큰 동물인 기린을 2만[달러]로 사들여 벚꽃놀이 철에 맞춰 창경원에 들여온다. 이것은 자체 예산.
화신산업 박흥식씨가 기증한 1만[달러]로는 [아프리카]산 기린 한쌍이 5월에 들어오고.
이 기린의 짐은 자그마치 1천5백만원이나 들인 호화저택이다.
이밖에 성성이로 알려진 위인원 [오랑우탕]이 4천[달러]에 들어온다.
팔이 긴 [오랑우탕]은 팔이 뒤꿈치까지 늘어지고 발은 가늘고 길다. [말라야][보르메오]가 원산지. [고릴라]도 들어온다. 수컷의 키는 2백6cm나 되는 큰놈. 네발로 걷기도 하고 싸울 때는 발가락을 꾸부려 주먹을 만들기도 하여 어린이들에게 환영받는 동물. 한쌍의 국제시세가 1만4천[달러]나 되는 것이다. [침팬지]는 [아프리카]의 [카메룬]에서 시집온다. 지능지수가 가장 높고 [타잔]영화에서 친해진 동물. 이밖에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앵무새도 10마리가 들어오는데 이 앵무새는 우리나라 산 늑대와 바꿔오는 것이다.
식물원쪽도 대대적인 확장이다. 지금까지는 화분에 심었던 것을 여름에는 모두 정원에 심어 남쪽풍경을 꾸민다.
온실은 동·서 관으로 나눠 상품이 될 만한 것은 현장에서 분양하는 계획도 있다. 이번에 창경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종려의 인공번식에 성공해 묘목 2백그루를 공개한다.
57년에 대만에서 온 이 종려나무는 암·수의 구별이 어려워 인공번식에 여러번 실패했다가 68년 5월에 성공, 2백여그루로 늘어난 것. 창경원은 이번 꽃철에 밀릴 인파의 정리를 위해 서울대학병원의 공지를 빌어 주차장으로 이용하는등 봄바람 타고 짐승, 날짐승. 꽃나무와 사람이 힘을 모으고 있다. <김재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