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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에 헐려가는 고유건축양식|「기와집 보존지역」설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시 건의>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건축 및 도시계획 양식이 서울을 비롯, 전국 도시의 「빌딩」건축「붐」에 밀려 침식당하고 있으나 현 도시계획법의 미비로 보존지구를 설정, 보존 또는 보호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서울의 가회동·화동·원서동과 전주의 교동 그리고 경주의 최씨 일가 (인왕·교리)일대등은 한국고유의 전통적인 도시계획 양식과 건축 양식에 의해 하나의 취락을 형성하여 기와집 건축 양식을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역이 도시 계획법상 보존 지구로 선정을 받지 못하고 차차「빌딩」과 현대 도시발달로 침범되어 그 형태를 잃고 있다.
서울시는 2일 가회동·화동·원서동과 신설동 일부를 서울의 전통적인 도시계획 양식에 따른 기와집 보존 지역으로 설정할 것을 구상, 현 도시계획법의 「지역과 지구지정」의 범위를 확대, 보존·보호지역을 추가토록 개정할 것을 건설부에 건의했다.
서울의 가회동·화동·원서동 일대는 1394년 한성으로 이조의 수도가된 이후 청계천을 중심으로 한 가로망 형성에 따라 북촌으로서 발달, 유일한 서울의 건축 양식인「ㄱ」자형 기와집의 취락을 형성했으며 북촌의 양반 촌으로 중문과 대문의 구별, 그리고 사랑채와 안채의 구별을 둔 건축양식을 이어 받고 있다.
또한 전주의 교동은 전주식 기와집 건축 양식인「일」자식 기와집이 많으며 경주의 최씨 일가는 신라때부터 내려오는 낮은 기와식 담장과 청기와집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
서울시는 가장 도시계획이 침체되어 있는 종로구 일대에 대해 현대화를 꾀하려 했으나 방침을 바꾸어 서울의 전통적인 도시계획 양식에 따른 기와집 건축물의 지역을 일제히 조사, 건설부에 의해 도시 계획법이 개정되는 대로 보존 지구를 설정키로 한 것이다.
종로구 일대에는 30년이상 본토박이로 살아 온 가구가 7백12가구나 되며 재래식 초가집도 1백6동이나 된다.
한성부 시대의 서울의 도시계획은 청계천을 중심으로 가로망을 설정, 청계천 북쪽을 중심으로 육의진의 기법으로 시가를 형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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