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각광받기 시작한 「프리드먼」경제 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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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윌리엄·마틴」에서 「아더·번즈」로 미연방 은행 총재의 「바통」이 넘겨지면서 미국의 금융정책 방향에는 미묘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은「뉴·뉴·이커노믹스」(신신경제 학파), 「시카고」학파,「머니라리·스쿨」등으로 불리는 학자 및 금융인 「그룹」의 「리더」인 「밀튼·프리드먼」교수(57.「시카고」대학교수)다.
「프리드먼」은 2년 전부터 「머니·서플라이」(Money Supply) 이론이라는 독특하고 전투적이며 실증적 경제분석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는 사교의 교조. 혹은 이단자로 지목되어 「케네디」·「존슨」시대의 정부, 금융계 및 학계로부터 소외돼 왔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그의 예언이 거듭 적중하면서 심각한 「인플레」로 고민하는 미국의 행정부, 중앙 은행 및 「이코노미스트」들은 「프리드먼」의 이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미국의 경제학이 「케인즈」·「갤브레이드」를 거쳐 「프리드먼」시대로 들어섰다고 논평하는가 하면 「닉슨」 대통령은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빈번하게 「프리드먼」과 상의를 하는 형편이다. 「통화 공급량」이란 말이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68년 후반부터다. 월남 전쟁으로 재정 수지가 대폭 적자를 기록, 「인플레」로 고민하던 「존슨」정권은 68년 후반에 ①경기 억제의 책임이 과도히 지워진 금융「사이드」의 긴축을 완화하고 증세 및 재정 지출 억제 등의 재정 긴축과 균형을 회복하는 한편 ②금융긴축에다 더한 재정 긴축이 가져올 과잉 긴축(오버·킬) 내지 경기 후퇴의 위험을 피해야한다는 각계의 주장에 따라 재할율을 인하하고 금융 긴축을 완화했다. 그러나 경기는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과열 경향이 강화되고 「인플레」도 더욱 진척했다.
이에 따라 연방 은행은 금융 정책을 다시 전환, 재할율 인상 및 금융 긴축을 단행했으며 그 결과 69년 말에 경기가 진정되고 실질 GNP도 신장이 중단됐다.
바로 이 과정에서 「머니·서플라이」이론인 「프리드먼」이론이 각광을 받고 그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프리드먼」은 「뉴·이커노믹스」가 재정 중심이며 금융 정책을 보조적 수단으로 경시한데 반해 통화 공급량의 변화가 경제의 확대, 축소와 호·불황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밖의 제지표 변화는 통화 공급량 변화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다.
즉 통화 공급량 변화가 우선 총 지출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 일정기간 뒤에는 반드시 GNP 증감을 초치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의 안정 성장을 위해서는 통화 공급량의 안정된 증가율 유지를 금융 정책의 기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케인즈」경제학이 재정정책의 영향력을 금융 정책보다 상위에 둔 것은 잘못이며 역사상의 경험을 분석하면 재정과 금융 정책이 서로 어긋날 경우, 경제 동향은 금융 정책 방향으로 움직여 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통화 공급량 중시론은 「뉴·이커노믹스」가 『자본주의 경제를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보고 끊임없는 불황과 실업의 위험 때문에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 『불황에 과도히 신경질적이어서 불황을 피하려면 어느 정도의 「인플레」는 불가피하다는 사상』 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러한 「프리드먼」이론에 대한 미국 안의 반대자들은 아직도 많고 따라서 60년대에 개화한 「뉴·이커노믹스」에 대신해서「뉴·뉴·이커노믹스」가 70년대에 꽃 핀다고 예측하기는 아직도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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