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4)급수특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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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도심지에 「빌딩」이 마구 치솟고 각종 휴게시설이 늘어나는데 따라서 서울 한가운데 주택가는 물 피해를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7 일대 주민들은 1년 줄곧 물이 잘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을 받아놓기 위해 「드럼」통을 마련해야하고 쫄쫄대는 수도꼭지는 24시간 틀어 두어야 한다는 것.
이에 반해 유행병처럼 늘어나고 있는 「사우나·도크」·「터키」탕·독탕 등 목욕탕에는 70m수도 「파이프」에서 하루종일 물이 폭포수처럼 흘러 넘치고 있다. 이들 다량 급수처에서는 발동기까지 마련해놓고 급수관 저변에 흐르는 물을 밑바닥가지 훑어 올려 버린다.
때문에 다량 급수처 주변일대는 물 기근을 못 면하기 일쑤.
이뿐 아니다. 「호텔」과 고급 여관에는 각방에 목욕시설이 갖춰지고 큰「빌딩」은 냉수·온수를 가려가며 물을 쓸 수 있게 돼있다.
특히 중구의 경우 5층 이상의 건물이 5백 58동이나 있어 시내전체의 70%가 몰려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구의 가정용 수도전이 관내 전체의 62·5%인 9천 3백 78전에 이르고 있으나 물 소비량은 23·6%밖에 쓰지 못해 1인당 하루소비량은 겨우 80ℓ밖에 돌아가지 않는다는것이다 (외국의 경우 3백 50ℓ).
이에 반해 영업용 수도전은 33·6%인 4천 9백5 7전에 불과하지만 물 소비는 54·4%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도심지의 대량 물 소비는 변두리까지 영향을 미쳐 물소동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도심지 대량소비를 제한 할수 없다고 한다. 오히려 더 많은 물을 생산,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서울시가 집계하고 있는 시내 수도전은 모두 30만 5천 전. 이중 가정용이 89%, 영업용과 공장용 등이 11%인 약 3만 3천전이다.
이와 달리 물 소비량은 가정용이 5%밖에 안되고 영업용은 45%를 차지하고 있다. 하루 5백t이상 사용하는 업소만도 7백전에 이르고 있다는 것.
서울역은 한달에 5만 5천t이나 쓰고 있고 「워커힐」은 4천 5백t, 반도 「호텔」은 2천 5백t이다. 다동탕은 하루에 3백t의 물을 쓰니까 한달이면 1만t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일반가정의 표준소비량을 월 25t으로 잡고 있으며 5인 가족을 표준으로 최소한 10t은 공급해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월 10t도 사용하지 못하는 수도가 서울 시내 총수도전의 4분의 1인 7만전에 이르고있다.
2층에까지 수세식 변소와 목욕탕이 있는 고급주택은 월 40∼50t을 사용하고 있고.
시 당국자는 물 사정 완화는 우선 『물을 많이 사용하는 층에서 자체 정수시설을 갖추거나 하루 1할만 아껴쓰면 5∼8만t이 절수되어 변두리는 조금이나마 물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궁색한 말을 하고 있다.<이원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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