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꿈]을 실현하는 사고|패턴법

중앙일보

입력

[붐]을 이루고 있는 미래학에서는 미래예측방법의 하나로 [델피](Delfi)법을 원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렇게 [예측된 미래의 꿈]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와 관련해서 그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서 [패턴]법을 널리 활용하고 있다. 다음은 [패턴]법의 요지-.
[패턴](PATTERN)은 [Planning Assistance Through Technical Evaluation of Relevance Numbers]의 머릿글자를 딴것이며 「상대적 중요도 수치의 기술평가에 의한 기획보조」로 번역되지만 한마디로 「관련수목법」이라고도 한다.
지금 미국의 기업들은 이 「패턴」법을 기술개발이나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최선의 사고법으로 규정하고있다.
즉 「패턴」법은 『어떤 기술을 개발하면 기업에 가장 크게 공헌할 것인가』를 탐색하는 수법이다. 5년이나 10년 후의 사회가 요구하는 제품을 상정하고 이를 위해 어떤 기술을 연구·개발해야 할 것인가를 역산해 가자는 것이다. 이 수법은 미국의 유력한 전자계산기 「메이커」 [허니웰]에서 병기개발수요에 적응하기 위해 창안해낸 것.
원래가 인간은 그 의사를 결정할 때 10내지 20개 이상의 요인을 동시에 고려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우주시대의 의사결정에는 수천 수만 개의 고려해야할 요인들이 있으며 따라서 이들 수많은 요인들에 내재된 문제를 의사결정자가 잘 해결하려면 새로운 방법론의 개발이 불가결하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 기대를 걸게 한 것이 「패턴」법이다.
이 수법은 60년대 최대의 [프로젝트]였던 「아폴로」계획에도 충분히 활용되었는데 이때 [패턴]법에 의해 최종적으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규정된 항목은 2천3백90개에 달했다.
그 구체적 수법을 차례대로 설명하면- ①미래를 예측한 각본을 쓴다. 이는 문제의 현재 및 장래의 정세, 기술적 전망 등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가치판단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전문 [스타프]가 토의 작성한다. ②각본에 따라 기본적 목표가 무엇인가를 설정한다. ③관련수목(목적과 수단의 관계)을 작성한다. ④수목에 따라 수단과 수단의 우열을 비교, 검토하여 채점한다. ⑤전자계산기에 「데이터」를 입력한다. ⑥기업 안에 어떤 [프로젝트]가 마련되었을 때, 이것이 기업에 어느 만큼 공헌할 것인가를 입력된 「패턴」법의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면 해답이 나온다.
즉 미래예측의 「델피」법이 단순한 각본작성이라면 「패턴」법은 이 각본을 바탕으로 연출하는 것, 다시 말해서 [델피]법에 의한 각본의 실현방법을 적극적으로 시사해준다. 별표와 관련해서 좀더 쉽게 풀이해 보자.
별표는 이미 다른 방법으로 개발된 합성수지제 전기세탁기의 문제해결과정을 「패턴」법으로 도식화한 것이다.
목표는 전기세탁기의 시장점거율확대. 시장조사결과,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은 『녹슬지 않고 감전이, 안 되는 세탁기』임을 알아냈다. 이로써 『녹슬지 않고 감전이 안 되는 전기세탁기의 시장점거율확대』의 각본이 된다. 여기서 기업이 달성해야할 ①원가절감 ②감전방지 및 ③녹슬지 않는다는 세 가지 목표가 떠오른다.
이들 목표의 우선 순위를 따지면 값싸고 감전이 안 되는 제품은 이미 시장에 나돌고 있기 때문에 『녹슬지 않게』하는 쪽의 비중이 커진다. 다음에는 『녹슬지 않게』하는 방법을 전동체와 「패널」상하부분으로 나누어 검토하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전동체부분.
그 해결방법은 금속·비금속·표면처리 등으로 나누어 수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금속을 쓰면 염화 「비닐」강판이건, [스테인리스]건, 녹슬 가능성이 있다. 표면처리 역시 도장이나 도금이 다같이 절연체로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결국 비금속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이 비금속도 목재와 합성수지로 나누어지지만 목재가 세탁기에 부적합할 것은 명백하고 따라서 최종적으로 합성수지가 남는다. 특히 합성수지 가운데서도 [코스트]가 싸고 현재의 기술로 가능한 ABS수지가 가장 낫다는 결론이 되는 것이다.
결국 사회개발이나 기술혁신이 가속적으로 진행되는 70년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시스테매틱]한 사고법이 「패턴」법이라는 것이다. [JNS=본사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