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외법권…월남의 암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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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초트로이(월남)4일로이터동화】월남과 「캄보디아」의 접경지대 전투지역 복판에 있는 「초트로이」에는 매일같이 옥외시장이 서서 수백명의 월남인 및 「캄보디아」인들이 멀리 포성을 들으며 정답게 물건을 거래한다.
날이 새면 수백명의 월남 농민, 삿갓을 쓴 여인들이 이곳에 몰려들며 「캄보디아」쪽에서 수백명의 부녀자, 젊은이들이 국경선을 넘어 이곳에 모여 이 기묘한 「랑데부」를 통해 물건을 흥정하여 사고 팔며, 오정 때 시장이 파하면 다시 장사진을 이루고 각기 동서로 헤어지며 빈 시장터에는 쓰레기만이 쌓인다.
「초트로이」시장은 끝없이 뻗은 평원이 국경선에서 월남쪽으로 약3백m들어와 있는 논 위에 있으며 약 40개의 오두막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가게에는 일제「라디오」, 중공산 배갈,「프랑스」제 「샤쓰」, 미군PX에서 흘러나온 면세군수물자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며 월남의 「피애스터」화와 「캄보디아」의 「릴」화로 자유로이 거래되며 세관원도 감시원도 없다.
「초트로이」시장이 서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그 뒤 1965년8월 국경분쟁으로 월남과 「캄보디아」가 단교했으나 이 시장은 계속 유지해왔으며 월남전 역시 이 시장의 거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서로가 으르렁거리면서도 두 나라는 이 암시장만은 「노·터치」-약 40명의 월남 민병 대들이 경비를 담당하고있으나 거래에는 외면하고있으며 두 나라 정부는, 이 밀출입국을 방관하고있다.
극성스러운 「베트콩」도 이「초트로이」시장만은 고스란히 손대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필요한 의약품 식량 및 기타 일용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근 「고다우라」읍에 주둔하고있는 미군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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