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전당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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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6일에 열린 신민당의 임시전당대회는 앞서 9인위가 마련한 당헌개정안을 채택하고, 당대표로 유진산씨를 선출하는 한편, [선출케이스] 15명의 정무위원인선을 당대표에게 일임했다. 그리고 동대회는 4, 5월의 지구당개편대회를 거친 뒤, 6월에 대통령후보 지명대회를 연다는데 합의를 보았고, 강력한 대여투쟁과 재야세력의 대동단결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70년대를 향한 정책기조를 밝혔다.
전총재 유씨의 사퇴로 새지도체제확립의 필요에 직면하여 열게된 신민당의 전당대회는 당헌개정·당대표선출·대통령후보 지명대회의 시기 결정등 문제를 에워싸고 각파간에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투표를 통한 숨가쁜 대결이 행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든것이 질서정연하게 민주주의절차에 따라서 진행되고 결정됐다. 우리는 신민당의 전당대회가 토론의 자유와 투표에 의한 경쟁을 최대한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회의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사실속에 민주주의성장의 발자취를 찾아볼수 있게 되었음을 동당과 더불어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동당의 새지도체제가 당원대중속에 뿌리를 박고, 강력한 [리더쉽] 을 발휘하면서 71년총선을 향해 거당적인 전진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될 난관이 적지아니 가로 놓여 있으니 그 중요점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우선 당수의 권능과 권위문제이다. 유씨가 과반수 이상의 득표로 선출되었다지만 당내파벌간 대립이 심해 2차투표 끝에 당수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은 각별한 주목을 요한다. 당수선출과정에서 명백하게 나타난 것은 신민당내에는 유씨를 당수로 모시자는 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 거의 백중지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유씨는 이 사실을 에누리 없이 직시하고 앞으로는 파벌간 대립을 해소하고 전당적인 인화·단결을 얻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수직 경합에 나섰던 이·정 양씨는 물론 반유씨계의 중간 [보스] 적인 지도자들도 종다수의 정신을 살려 새당수 중심으로 뭉쳐, 당풍을 쇄신하고 대여투쟁에 총력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다음 당세확장문제이다. 신민당이 군소정당을 대담하게 흡수, 통합하여 명실공히 통합야당을 지향하는 것이 그 양적팽창을 의미할 것 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 양적팽창이 반드시 당투쟁역량의 질적변화를 의미치 않고, 오히려 선명야당으로서의 [이미지]를 흐리게한다고 하면 양적팽창위주정책은 근본적인 재검토를 필요로 하게 된다. 왜냐하면 동당 고문 윤씨가 지적한 것처럼『목전의 사파이익을 위해 정치적 전과자와 기회주의자를 무분별 흡수함은 당의 강화가 아니라 정치적 우범지대로 화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까닭으로 신민당은 문호개방으로 재야인사를 영합하여 폐쇄적이었던 당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최대의 아량을 보여야한다 하더라도 옥석을 엄격히 구별하고, 적어도 지난날의 정치행상으로 보아 국민감정이 용납지 않는 인사들은 지도층에서 배제하는 원칙을 세우고 실천토록 해야할 것이다.
끝으로 대통령후보 지명문제이다. 이미 동당내에는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정객이 4∼5명되는데 그 모두가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는 고사하고 신민당의 전당적인 지지를 받기도 어려울 인물들임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선거전에 있어서 약체후보자를 내세운다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신민당이 정권투쟁에 있어서 필승을 기하고 싶거든 당내외에 걸쳐 유력한 지도자를 물색하고 이를 당전체가 후보로 추대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아마도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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