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프로] KBS '환경스페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1995년 인천의 어느 초등학교 학생 1천5백30명 가운데 5%가 머릿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머릿니는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2%의 발생률을 보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4월부터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머릿니 조사를 하고 있다. 가난과 열악한 생활 여건의 상징이었던 이가 디지털 세상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한겨울에도 무서운 번식력을 자랑하는 모기떼, 사계절 곤충으로 변신한 바퀴벌레, 어린아이들의 머리에 은밀히 자리잡은 머릿니…. 대도시는 무서운 속도로 벌레들을 불러 모으고, 인간과 도시 해충과의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KBS '환경스페셜'은 19일 밤 10시 '충격보고, 도시해충이 몰려온다'를 통해 도시 해충들의 충격적인 생태와 그로 인한 피해 현황을 조명한다.

#1 한겨울 모기(사진) 방제는 연례행사가 돼 버렸다. 소동을 일으키는 주인공은 바로 지하 집 모기. 지하에서만 번식하는 이 모기의 번식처는 주택가와 건물 지하의 정화조다. 실외기온이 영상 4도일 때 정화조 속의 온도는 20도. 이곳은 물과 양분.기온 등 모든 것을 갖춘 모기의 훌륭한 도피처다.

#2 바퀴벌레 방제 산업이 활황을 맞고 있다. 바퀴벌레 암수 한 쌍이 1년이면 10만마리로 늘어난다. 무서운 부화 속도다. 요즘엔 살충제조차 듣지 않는 '수퍼 바퀴'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바퀴벌레가 사라졌다는 곳이 있다. 바퀴벌레의 알을 찾아내 먹어치우는 애집개미들 때문이다. 그리고 바퀴벌레의 자리는 고스란히 애집개미로 채워져 가고 있었다.

도시벌레의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최근 알레르기가 급증한 것도 바퀴벌레.모기.애집개미 등 도시벌레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시벌레들의 번식이 늘어난 이유는 도시의 고온화로 인해 자신의 활동시기를 잊은 벌레들의 번식이 계속되는 탓이다. 따뜻하고 밀폐된 주거 환경의 증가가 해충들에게 좋은 서식처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제작진은 "점점 더워지는 대도시 환경이 벌레들에게 최적의 번식장이 된다면 인간으로서는 공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