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스모그|정진성<중앙관상대 통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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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날씨는 한 겨울 속에서 줄달음치고 있다. 겨울은 관상 대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걱정을 안겨 주는 철이지만 올해는「스모그」현상이라는 새로운 재해가 비치기 시작해서 더욱 긴장된다.
각종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개스」, 공장·「빌딩」의 연기와 먼지가 안개에 싸여 바람이 자는 날에는 안개처럼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는 것을 미리 예보해 내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스모그」란 말이 기상학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05년부터이다.
최초의 「스모그」는 생활의 향상을 뜻하는 자동차의 보급, 대공장의 건설, 석유화학의 번창 등 근대산업의 발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도를 넘친「스모그」현상은 차차 공해의 하나로서 인체에 큰 해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안개가 유명한 것은 「런던」이다. 이 「런던」의 안개에 석탄의 연기가 겹쳐서 이뤄진 「스모그」는 한동안 「런던」시민에게 큰 공포를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t 석탄사용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연료정책에 의해서 「런던」의 유명하던 「스모그」는 단순한「포그」(fog)로 되돌아가 다시 유명한 안개를 즐기게 되기는 했지만 유류 사용량의 증가, 자동차의 양산에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서는「자동차 배기 개스 형」이란 새로운「스모그」현상이 생겨나고 있고 이제 근대화의 걸음을 타고 우리에게도 「스모그」가 일어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선「스모그」는 번영의 부산물일 수 있다. 그러나「스모그」가 인체에 끼치는 해독이 크고 특히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키고 질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을 생각하면「스모그」를 단순한 번영의 상징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이고 공해로서 다스려야 한다.
서울은 연중 평균풍속이 초속3m∼4m로 대기오염물 축적에 가장 알맞은 상태이고 보면 앞으로 차량의 증가, 공업화의 촉진으로「스모그」현상은 잦아질 것이 예견된다. 차량의 배기「개스」를 줄이고 번영 속에서 옛날 그대로의 자연 관경을 가꾸기 위해서 매연방지책 등 적절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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