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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9명면으로 압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KAL기납북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범행용의자를 3,4명선으로 지목하고 이들에 대한 신원의 재조사와 최근의 거동을 샅샅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사건의 법행범위를 ①조종사선에서 ②조종사와 승객이 내통했을 가능성 ③승객의 행위등 세방향으로 잡고 승객들의 여행목적·직업·최근의 거동등을 광범위하게 수사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13일현재 탑승자 51명가운데 가명을쓴 한창기씨이외의 50명에대해서는 기록상조사를 모두 마치고 그가운데 9명을 다시 골라 재수사에 나서고있다.
특히 수사본부는 그가운데 탑승객「리스트」에 가명을 쓰고 거주지와 직업을 뚜렷하게 밝히지않은 한창기씨를 용의선에 올려놓고 한씨와 행동을 같이했을것으로 보이는 용의탑승객을 중점적으로 캐내고 있다. 그밖에도 수사본부는 최모씨에대해서도 계속 용의점을 두고 추적하고 있다. 그런데 한씨는 본적을 경상도 평택군 오성면 삼정리에둔 조창희씨(43·속초시 영랑동 131의8)와 동일인물일것으로 일단 추정되어 경찰은 13일현재 행방을 감추고있는 그의 사진을 공개,수배했다.
【강릉=본사임시취재반】KAL기 납북사건 현지수사본부는 13일 신원이 알려지지 않고있는 한창기씨가 속초에서 지난8일자 KAL기탑승권을 샀다가 두 번이나 연기한끝에 납북된 KAL기에 탄것으로 밝혀졌다. 치안국은 전국경찰에 한씨의 신원을 조사했으나 그런 사람이 없는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지난9일 이후 행방을 감춘 조창희씨(일명 조희·43·속초시 영랑동 131의8)가 한창희란 가명으로 행동했을 가능성이 짙다고 보고 조씨의 행방도 알아보기위해 수사를 동일선에 올려놓고있다.
한씨에게 탑승권을 판 KAL속초영업소 매표원 정경희양(23)의 진술에 따르면 한씨는 40세가량, 얼군은 여윈편이고 밤색「코트」에 밤색 바지를 입고 키는 1m67cm정도이며「하이칼라」에 서울말을 썼다. 한씨는 지난6일 하오4시 흰「마스크」를하고 KAL속초영업소에 나와 8일자 탑승권을 예약하고 돌아갔다가 그뒤 전화로 예약일자를 10일로 연기했었다.
그러나 10일 비행기출발시간이돼도 한씨가 나타나지않아 매표원 정양은 한씨가 연락처로 적어놓은 속초시중앙동 문화여관 5호실로 전화했으나 묵은일이 없다는것이 밝혀졌다.
한씨는 10일하오 KAL강릉영업소에 나타나 매표원 김명선양(28)에게서 탑승권을 11일로 바꾸어갔다.
한씨가 KAL강릉영업소에서 연락처로 기록했던 강릉시성남동 삼오여관에도 전혀 투숙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경찰수사로 드러났다. 경찰이 한창기씨와 동일인이 아닌가 보고있는 조씨는 59년5윌 육군헌병상사로 3년동안 속초지구 CID대장을 지낸적이 있었으나 군에서 제대한 뒤 2,3년동안 서울에 가있다가 다시 속초로 내려와 일정한 직업없이 살아왔다. 경상도 평택군 오성면 삼정리와 가평군등 두곳에 본적을가진 조씨는 평택에 본처를두고 6·25때 월남한현재의부인 정시양씨(37) 와 만나 결혼식도 않고 살아왔으며 3남1녀를 두고있다.
조씨는 직업이 없어 군대에서 모은돈으로 부인이 이자놀이를 하며 살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평소 도박과 여자를 좋아했고 허영심이 많은편이었으며 서울을 자주 왕래했는데 언제나 비행기를타고 다녔다는것.
이웃사람들 가운데는 조씨가 서울에 모회사를 가지고있다는 말도있고 모기관서울 종로분실장이라는 말도 떠돌고있다.
조씨는 또 태권도와 「기타」를 잘켜고 군계통에 아는사람이 많으며 권총을 잘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조씨는 69년1월5일자로 속초에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고 지난달 23일 며칠동안 서울에 있다가 속초에온뒤 속초시 영호동 지혜다방에서 아는사람들과 자주만났으나 별 이상한점은 없었다한다.

<한때 여론사근무>
조창희씨는 68년2월부터 8월까지 월간 민주여론사(종로구 서동 145·영제빌딩 601호실· 사장 정흥국·40)에서 6개윌간 기획실장으로 근무했었다.
사장 정씨의 말로는 한씨는 주로 고철등 군에서나오는 폐품 교섭등을 맡아왔다면서 평소성격은 온순침착하며 근무태도도 착실했으나 성과가 좋지않아 권고사직시켰다고 말했다. 정씨는 조씨를 친구인 당시박모대령(45)의 추천으로 채용, 2만원가량의 월급을 지급했었는데 조씨에 대한 수상한점은 발견못했고 교우관계나 자세한 인적사항은 알수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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