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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도의 한국처녀|포화 속에 중국어 가르치는 양동숙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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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금문도=김영희특파원】자유중국의 땅이라기에는 너무도 중공의 가까운 금문도. 이 외딴섬 어느 중학교에서 한국처녀가 두달 전부터 중국어를 가르치고있다.
서울종로구삼청동109의3번지에 주소를 둔 양동숙양(25)이 포화로 폐허가 된 이 섬의 어린이들을 가르치겠다고 자원 금성중학교에 오게된 것은 지난9월이었다.
양양은 성대에서 1년간 동양철학을 공부하다가 중국문학을 전공하러 지난65년에 대만에 유학, 금년에 대만국립사대를 마치고 대학원 입학 전에 이곳에서 뜻 있는 일을 해보고자 이렇게 외딴섬에 오게되었다고 말했다.
양양의 애기는 금문도「데일리·뉴스지」와 대북중앙일보에 아주「센세이셔널」하게 보도된 바 있다.
양양은 처음에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곳에 왔으나 이제 금성중학교에서 아주 훌륭한 중견교사로 자리가 잡혔다.
이 학교 약1천여명의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뛰놀다가도 양양이 나타나기만 하면『와』하고 몰려들어 이때마다 양교사는 눈시울이 뜨겁다는 것이다.
1학년 42명의 담임교사이기도한 그녀는 어느 의미에서 금문도의「심벌」이기도하다.
그녀가 나타남으로써 금문도민들은 외부에 완전히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실 그녀는 이곳에 들어와 정주하면서 도민들을 가르치고 또 친구가 되려고 결심한 첫 번째의 유일한 외국인이지만 그녀가 이곳에 머무르게됨으로써 적의 포화는 항상 금문도를 노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기숙사에서 자취를 하면서 지내는 그녀에게 포탄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으나『이곳에 와서 첫날밤에는 포탄소리에 조금 놀랐으나 지금은 대포소리 같은 것은 예사로운 일』이라 말했다.
금문도에서 1년쯤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2년동안 석사과정 대학원을 마친 다음 귀국해서 교육계에 종사하겠다는 것이 그녀의 장래계획 이란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무릅쓰고 이곳을 방문한 한국기자단을 위해 통역으로 자원한 양양은 하나둘씩 기자들이 군용기에 오르자 울음을 터뜨렸다.
양양은 한국에 홀어머니 이매자씨(52)와 오빠 양동일씨(29)가 서울종로구삼청동109의3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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