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래의 빈약」못 면한 과학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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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년도 과학전시회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고등학교의 소꿉잔치에 불과했다. 문교부에서 과학기술처로 이관후 첫 전시회다. 이미 책정된 예산과 기획을 인계 받아 개최하였으나과학육성의 책임부서인 과학기술처가 앞으로 종전의 형식적인 연례행사서 탈피하여 과학전 본연의 새로운 육성책을 세우지 않는 한 과학전무용론이 나올것 같다.
과학전은 제15회를 맞으면서 해마다 심사위원들은 향상되었다는 평을 되풀이했다. 향상의15년 간 축적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
전시회의 작품은 거의가 방학숙제와 같은 인상이다. 개중에도 우수한 작품, 학회논문에 손색없는 작품이 있었지만 대학연구실·일반연구소 산업계의 출품이 전혀없다. 현황으로서는마치 미술의 국전과 같은 권위를 기대할수 없다.
과학도에게 모범적인 기성의 표본을 보여주지 못하는 과학전인 것이다.
적어도 장차 육성할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주고 당선만 되면 계속 연구를 키워나가도록 지원해 준다는 보장이 아쉽다. 다만 전시에서 끝나고 만다면 무성의하다.
연구비도 안되는 상금(대통령상 40만원, 특상 20만원)부터 인상하지 않는한 일반의 출품은 기대할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초라한 전시장도 문제가 되고있다. 과학기술처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외국의 박람회학술전시회등에서 전시과학에 대한 연구를 해둘 필요가있다. 과학전은 상금을 제하고 30만원의 예산으로 작품심사와 전시장을 꾸미고있다. 스산하고 빈약한 전시장이 관람객에게 과연과학이 무엇인가를 보여줄수 있을는지 의심스럽다.
예산을 증액할수 없다면 차라리 2∼3년에 한번 열더라도 보다 권위있는 과학전이 되기를 식자들은 바라고 있다. <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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